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
[난이도 수준-중2~고1] 39. 말을 갖고 놀자 ①
40. 말을 갖고 놀자 ②
41. 말을 갖고 놀자 ③ 어떤 낱말을 대했을 때 곧바로 그 의미를 떠올리지 않고 말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 언어의식 배양의 기초라고 했다. 언어의식이 높아지면 국어뿐 아니라 모든 과목의 공부가 재미있어진다고도 했다. 오늘은 영어 과목을 예로 들어 보겠다. 첫 질문: ‘영어’는 왜 ‘영어’일까?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 ‘영국 말이니까’ 하고 대답할 것이다. 맞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 ‘영국’은 왜 ‘영국’인가? 이 대목에서는 선뜻 답을 내놓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언어는 훌륭한 사고훈련 재료다. 앞의 질문에서 대답이 막혔다면, 이제 차분히 생각을 해보자. ‘미국’은 왜 ‘미국’일까? ‘독일’은 또 왜 ‘독일’일까? 아직까지 실마리를 찾지 못한 사람이라도, ‘프랑스’를 왜 ‘불란서’라고 할까 하는 질문에 이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아, 소리를 따온 것이구나! 그렇다. ‘불란서’가 ‘프랑스’의 소리를 흉내낸 한자어라면, ‘미국’의 ‘미’는 ‘아메리카’의 ‘메’에서 소리를 따온 것이다. 지금은 아름다울 미(美)자를 쓰지만, 옛날에는 쌀 미(米)자를 썼다. 결국 뜻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소리만 비슷하면 된다. 우리가 ‘獨逸’이라고 쓰는 독일을 중국에서는 ‘德國’이라 표기하는 것도 뜻이 중요하지 않다는 증거다. ‘독일’은 ‘도이치’를 흉내낸 이름이다. 이쯤 되면 ‘영국’의 유래도 짐작이 가능해진다. 그렇다. ‘영국’의 ‘영’은 ‘잉글랜드’의 ‘잉’을 흉내낸 말이다. 글자로는 꽃부리 영(英)자를 쓰지만, 이 경우 역시 뜻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 ‘독일’(獨逸)이 ‘혼자 숨어 있다’는 뜻하고 아무런 상관이 없듯이 말이다.
영어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전치사’는 ‘前置詞’라고 쓴다. 글자 그대로 풀면 ‘앞에 놓는 말’이다. 무엇의 앞에? 명사나 대명사 앞에. 따라서 뒤에 명사나 대명사가 오지 않으면 전치사가 아니다. 그래서 똑같은 ‘in’이라도 ‘in Seoul’에서는 전치사지만 뒤에 아무것도 오지 않는 ‘come in’에서는 부사가 된다. 자, ‘부사’가 나왔다. 이것은 ‘副詞’라고 쓴다. ‘덧붙는 말’이라는 뜻이다. 어디에? 동사에. 부사는 영어로 ‘adverb’다. ‘verb’가 ‘동사’이니, ‘adverb’는 ‘동사에 덧붙는 말’이 된다. 부사는 동사에 덧붙어서 그 뜻을 보태주는 구실을 한다. 영어에서 명사나 대명사 앞에 오는 말 중에 전치사 말고 ‘관사’라는 게 있다. 이것은 ‘冠詞’라고 쓴다. 그대로 풀면 ‘갓말’이다. 관사는 명사나 대명사가 쓰는 갓(관)이다. 쉽게 말하면 명사나 대명사가 쓰는 모자가 바로 관사다. 모자는 사람의 가장 위쪽인 머리보다도 위에 온다. 그래서 관사는 언제나 명사/대명사 앞에 온다. 관사는 정관사와 부정관사로 나뉜다. ‘定冠詞’는 ‘정해진/특정한’ 관사이고, ‘不定冠詞’는 ‘정해지지 않은, 특정하지 않은’ 관사다. 그래서 정해진 것, 특정한 것 앞에 붙는 ‘the’를 정관사라 하고, 정해지지 않은 것, 아무것이라도 상관없는 물건 앞에 붙는 ‘a’나 ‘an’을 부정관사라고 한다. ‘부정’(不定)이 들어간 영문법 용어로 ‘부정사’라는 것도 있다. ‘정해지지 않은, 일정하지 않은 말’이라는 뜻이다. 무엇이? 쓰임새가. 그래서 부정사는 명사처럼도 쓰이고, 형용사처럼도 쓰이고, 때로는 부사처럼도 쓰인다. 자, 영어가 슬슬 재미있어지지 않는가? 김철호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저자
[난이도 수준-중2~고1] 39. 말을 갖고 놀자 ①
40. 말을 갖고 놀자 ②
41. 말을 갖고 놀자 ③ 어떤 낱말을 대했을 때 곧바로 그 의미를 떠올리지 않고 말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 언어의식 배양의 기초라고 했다. 언어의식이 높아지면 국어뿐 아니라 모든 과목의 공부가 재미있어진다고도 했다. 오늘은 영어 과목을 예로 들어 보겠다. 첫 질문: ‘영어’는 왜 ‘영어’일까?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 ‘영국 말이니까’ 하고 대답할 것이다. 맞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 ‘영국’은 왜 ‘영국’인가? 이 대목에서는 선뜻 답을 내놓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언어는 훌륭한 사고훈련 재료다. 앞의 질문에서 대답이 막혔다면, 이제 차분히 생각을 해보자. ‘미국’은 왜 ‘미국’일까? ‘독일’은 또 왜 ‘독일’일까? 아직까지 실마리를 찾지 못한 사람이라도, ‘프랑스’를 왜 ‘불란서’라고 할까 하는 질문에 이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아, 소리를 따온 것이구나! 그렇다. ‘불란서’가 ‘프랑스’의 소리를 흉내낸 한자어라면, ‘미국’의 ‘미’는 ‘아메리카’의 ‘메’에서 소리를 따온 것이다. 지금은 아름다울 미(美)자를 쓰지만, 옛날에는 쌀 미(米)자를 썼다. 결국 뜻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소리만 비슷하면 된다. 우리가 ‘獨逸’이라고 쓰는 독일을 중국에서는 ‘德國’이라 표기하는 것도 뜻이 중요하지 않다는 증거다. ‘독일’은 ‘도이치’를 흉내낸 이름이다. 이쯤 되면 ‘영국’의 유래도 짐작이 가능해진다. 그렇다. ‘영국’의 ‘영’은 ‘잉글랜드’의 ‘잉’을 흉내낸 말이다. 글자로는 꽃부리 영(英)자를 쓰지만, 이 경우 역시 뜻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 ‘독일’(獨逸)이 ‘혼자 숨어 있다’는 뜻하고 아무런 상관이 없듯이 말이다.
영어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전치사’는 ‘前置詞’라고 쓴다. 글자 그대로 풀면 ‘앞에 놓는 말’이다. 무엇의 앞에? 명사나 대명사 앞에. 따라서 뒤에 명사나 대명사가 오지 않으면 전치사가 아니다. 그래서 똑같은 ‘in’이라도 ‘in Seoul’에서는 전치사지만 뒤에 아무것도 오지 않는 ‘come in’에서는 부사가 된다. 자, ‘부사’가 나왔다. 이것은 ‘副詞’라고 쓴다. ‘덧붙는 말’이라는 뜻이다. 어디에? 동사에. 부사는 영어로 ‘adverb’다. ‘verb’가 ‘동사’이니, ‘adverb’는 ‘동사에 덧붙는 말’이 된다. 부사는 동사에 덧붙어서 그 뜻을 보태주는 구실을 한다. 영어에서 명사나 대명사 앞에 오는 말 중에 전치사 말고 ‘관사’라는 게 있다. 이것은 ‘冠詞’라고 쓴다. 그대로 풀면 ‘갓말’이다. 관사는 명사나 대명사가 쓰는 갓(관)이다. 쉽게 말하면 명사나 대명사가 쓰는 모자가 바로 관사다. 모자는 사람의 가장 위쪽인 머리보다도 위에 온다. 그래서 관사는 언제나 명사/대명사 앞에 온다. 관사는 정관사와 부정관사로 나뉜다. ‘定冠詞’는 ‘정해진/특정한’ 관사이고, ‘不定冠詞’는 ‘정해지지 않은, 특정하지 않은’ 관사다. 그래서 정해진 것, 특정한 것 앞에 붙는 ‘the’를 정관사라 하고, 정해지지 않은 것, 아무것이라도 상관없는 물건 앞에 붙는 ‘a’나 ‘an’을 부정관사라고 한다. ‘부정’(不定)이 들어간 영문법 용어로 ‘부정사’라는 것도 있다. ‘정해지지 않은, 일정하지 않은 말’이라는 뜻이다. 무엇이? 쓰임새가. 그래서 부정사는 명사처럼도 쓰이고, 형용사처럼도 쓰이고, 때로는 부사처럼도 쓰인다. 자, 영어가 슬슬 재미있어지지 않는가? 김철호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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