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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려대 이번엔 ‘본고사형 논술’ 논란

등록 2008-11-24 02:01

2009학년도 고려대학교 수시2 자연계 논술
2009학년도 고려대학교 수시2 자연계 논술
자연계 수학·과학교과 정답 요구문제 대거 출제
대교협 가이드라인 없애 ‘3불 폐지’ 가속화 우려
고려대가 지난 22일 치러진 수시모집 자연계 논술고사에서 수학·과학 교과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를 대거 출제해 본고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말 발표된 수시모집 1차 전형에서 ‘고교등급제’를 실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고려대가 2차 전형에선 사실상 ‘본고사’형 문제까지 출제해 ‘3불 정책’을 깨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고려대 수시 2학기 자연계 논술고사 문제지를 보면, 5개 논제의 13개 문항 가운데 ‘…점까지 최대값을 구하시오’ ‘단위 시간 동안에 지구 전체에 입사하는 태양에너지를 구하시오’ 등 사실상 정답이 정해져 있는 본고사형 문제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스피린이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원리를 화학반응식을 이용하여 설명하시오’ ‘페니실린 메틸에스테르가 세포벽 합성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시오’ 등 풀이 과정이 명료한 문제들도 여럿 출제됐다.

노환기 이정스터디 원장은 “자연계 논술이 전체적으로 본고사 형식으로 출제됐다”며 “수리는 완전히 본고사 형식이고, 과학도 정확한 답을 요구하며 과정까지 밝히라는 문제들이라 수험생들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 곰티브이 강사는 “대부분 대학들이 지금까지 본고사형 문제들을 몇 문제씩 섞어 출제하는 정도에 그쳤던 데 반해 이번 고대 자연계 논술은 본고사형 문제로 도배돼 있다”며 “사실상 본고사를 실시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이정석 고려대 입학팀장은 “자연계 논술이 본고사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출제위원들한테 정확한 출제 의도를 들어봐야 상세한 답변을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지난 3월 입학처장까지 나서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고사형 논술 문제를 출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외국어대와 숙명여대, 경희대에 이어 고려대도 2009학년도 수시모집 논술 전형에서 본고사형 문제들을 대거 출제하면서, 이후 다른 대학들도 수시·정시 논술고사에서 본고사형에 가까운 문제들을 출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부터 대학입시 업무를 관장하게 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단답형·선답형 문제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등을 내지 못하도록 한 기존의 ‘논술 가이드라인’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대교협이 ‘3불 정책’ 유지가 당분간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논술 출제에 대해서도 확실한 지침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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