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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누구나 들어가는 자율형 사립고? 비싸서 못가!

등록 2010-03-05 13:54수정 2010-03-05 14:00

[교육제도] “우린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어”
서울 종로에 있는 중앙고는 올해부터 자율형 사립고 운영된다. 학교 측은 당장 1년 등록금을 480만원으로 책정했다. 학교 측은 작년보다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자율고로 지정된 것을 환영하는 눈치다.

하지만, 중앙고가 자율고로 된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중앙중학교 학생들이다. 중앙고와 같은 재단이 중앙중 학생들은 대부분 중앙고로 진학했지만, 이제 쉽지만은 않다. 중앙중학교 학생들은 “중앙고가 비싸서 못 간다”며 아쉬워했다.

“은평, 용인, 경기도 광주에서 왔어요”

자율고로 전환된 중앙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교복부터 달랐다. 자켓은 노란 색깔과 밤색으로 깔끔했고, 바지는 카키 색깔로 세련됐다. 정규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발길을 향하는 중앙고 1학년 학생들을 만났다.


‘어느 지역에서 왔냐’는 물음에 이서준(17)학생은 “저는 은평에서 왔구요. 제 친구들은 광주에서 온 애도 있고, 용인도 있고 다 달라요”라고 대답했다. 멀리서 왔다는 생각에 다소 놀랐다.

등록금이 비싸지 않느냐라는 물음에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학생(중앙고 1)은 “비싸서 부담은 좀 되지만, 교복도 괜찮고 급식도 맛있고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그래도 오길 잘한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너무 비싼 등록금, “우린 버려졌다”

중앙중학교 학생들은 중앙고가 자율고로 된 것이 전혀 달갑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너무 비싸서 못 간다는 것이다. ‘중앙인’이라는 자부심과 소속감을 느끼고 있고, 중앙고가 전통 있는 좋은 학교라는 인식도 있어서 웬만하면 중앙고로 진학하길 희망하지만, 현실의 벽은 두텁기만 하다.

중앙중학교 3학년 장영환(16)군은 “중앙고등학교 등록금이 너무 비싸졌다”며 “갈 고등학교가 없어졌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원래 고등학교는 중앙으로 당연히 빠지는 걸로 생각했는데, 이제 어쩔 수 없이 2지망으로 가야 된다”며 “동대문에 있는 경신이나 서대문에 있는 대신을 알아보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중앙중 3학년 K모(16)군은 “학교 바로 앞에 사는 데, 중앙고는 (가기)힘들다”며 “집앞의 학교를 놔두고, 어디로 가야 하는 지 모르고 솔직히 걱정된다. 우리 같은 애들은 갈 곳이 점점 없어진다.빡친다.(화난다.)”고 호소했다.

또한, “지금 친구들 사이에서는 ‘중앙중과 현재 중앙고 2,3학년은 버려진 거다’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밝혔다. 버려진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K 군은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실에 대해 중앙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과학사’ 같은 새로운 과목이 추가되고, 작년에 비해 영어, 수학 수업시간이 각각 1시간씩 늘어나는 등 변화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같은 시설에서 같은 선생님들이 수업하는데 등록금이 2.8배나 인상된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8곳의 자율형 사립고를 더 선정했다. 이 학교까지 포함하면 서울에는 총 26개 자율형 사립고가 생긴다. 자율형 사립고는 값비싼 등록금 논란 등으로 인해 오는 6월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만중 기자 whysunris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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