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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뒷짐진 교사도 문제지만…형사처벌 강화가 능사인가

등록 2012-02-07 20:58수정 2012-02-08 12:07

‘학교폭력 방관 교사 입건’ 논란
경찰 “명백한 사례 발생땐 형사처벌” 지시 방침
교사들 “교육적 방법보다 엄벌주의로 갈 것” 우려
학교폭력에 대한 교사들의 대응능력 교육 절실해
경찰청은 앞으로 학교폭력이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학교의 교장과 교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하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교사와 교원단체는 교사들을 위축시켜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적 접근이나 지도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7일 “교사가 학교폭력이 일어난 사실을 학생이나 학부모 등을 통해 파악하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가해 학생을 지도하지 않거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소집하지 않는 등 직무를 방기했을 경우,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라도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서울 양천경찰서가 집단괴롭힘에 시달리던 여학생이 투신자살한 중학교의 담임교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것 역시 이러한 본청 차원의 판단에 따른 조처”라며 “앞으로도 (양천서와 같은) 직무유기가 명백한 사례가 발생하면 강력한 조사와 처벌을 하도록 일선 서에 지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원단체들은 처벌 기준이 모호하고, 교사의 권한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처벌만 강화하면 도리어 교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방치했다’라는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며 “잘못이 있다면 책임은 져야겠지만, 경찰 개입이 강화될수록 학교 현장에 교육적 관점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손충모 대변인은 “교사의 학교폭력 처리 권한과 그 절차의 법적 근거가 없어 제대로 처리하거나 개입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권한도 없는 상황에서 여론몰이 식으로 책임만 지우면 교사는 더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들이 교육적인 방법보다 가해자 처벌 위주로 학교폭력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교사 처벌을 강화하면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일단 처벌하고 보는 엄벌주의로 흐르게 될 것”이라며 “엄벌주의가 강화되면 학생과 교사 사이의 소통과 대화, 공감은 사라지고 적대적인 관계가 형성돼 오히려 교사에 대한 학생의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도 “처벌을 강화하면 교사들이 학생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상담일지 등 근거 자료를 형식적으로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교사에 대한 처벌 강화보다는 학교폭력 대응 능력을 높여주는 게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조정실 회장은 “학생이 위험에 빠져 있다는데 모른 척하고 그냥 넘어가려는 교사는 없을 텐데 처벌까지 한다는 것은 너무 교사들을 위축시키는 처사”라며 “교사들이 학교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게 문제이므로, 아이들이 학교폭력 징후를 보였을 때 제대로 대처하는 방법부터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도 “물론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감수성이나 경각심이 부족한 교사들도 있을 수는 있지만, 이는 처벌을 강화하는 식이 아니라 생활지도 능력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경 유선희 진명선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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