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축구 뒷바라지 비용, 대학등록금보다 비쌀줄이야

등록 2012-02-09 19:01수정 2012-02-09 21:47

스포츠교육의 그늘(하)
“초등 축구부비 월15만원 고교땐 70만원으로 껑충”
‘리틀 박지성’ 키우려다 부모들 대출금만 늘어가
축구선수 자녀를 뒷바라지하는 ‘사커맘’에게 12월은 잔인한 달이다. 다달이 내는 회비에다 동계훈련비, 유니폼비 등 돈 들어갈 일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축구선수 자녀를 둔 이영수(가명)씨도 지난해 12월, 월 회비 70만원에 한 달간의 동계훈련 비용 120만원, 유니폼비 50만원 등 240만원을 학교에 냈다. 이씨는 “대학에 다니는 아이가 있지만 축구에 드는 돈에 비하면 등록금은 오히려 적은 편”이라며 “별 부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시킨 축구 탓에 빚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의 아들은 초등학교 때 주변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했다. 이씨는 학교 축구부니까 당연히 학교가 비용을 내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첫 학부모회의에 참석했을 때, 매달 15만원의 회비를 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엔 큰돈이 아니었지만, 중학교 진학 뒤 회비는 4배인 60만원으로 뛰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는 감독 월급이 포함된 교육비 35만원, 식비 35만원 등 70만원을 매달 내고 있다. 대다수의 학교 축구부는 감독과 포지션별 코치 여러 명을 두고 있는데, 이들의 월급은 학부모 부담이다. 회비와 동계훈련비, 동·하계 유니폼비 외에도 1년에 평균 2~3차례 나가는 대회 참가비 120만~180만원, 3개월 정도 신고 바꿔야 하는 축구화 80만원 등이 매년 추가된다. 1년에 100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이 축구선수 한 명 뒷바라지에 들어가는 셈이다. 그는 “정부 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학교 지원이 많아 다른 학교 축구선수 학부모보다는 덜 내고 있다”며 “다른 학교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축구 잘하는 학생 스카우트비, 우승 인센티브까지 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중학생 때 집을 담보로 3000만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그 돈도 2년 만에 거의 다 써, 집을 줄이거나 팔아 4000만원을 추가로 마련해 대학에 가기 전까지 쓸 계획이다.

대학에 갈 때는 ‘사례금’을 내야 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는 “서울시내 대학에 가려면 잘하는 애는 3000만~4000만원, 실력이 좀 부족하면 억대 이상을 내야 한다는 소문이 돈다”고 했다. 대입 체육특기자전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학 축구 감독에게 손을 쓰려면 그 정도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씨는 “부담이 되지만 아이가 좋아하는데다 이제 와서 그만두면 다른 걸 하기도 어려울 텐데, 뒷바라지가 어렵다고 부모가 자식 앞길을 막을 수는 없지 않으냐”며 “감독·코치 월급 정도는 정부에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경(가명)씨는 중학교 축구선수인 아들과 축구를 그만두는 문제를 두고 한바탕 설전을 벌이는 일이 잦다. 그럴 때마다 아들은 “절대로 그만둘 수 없다”며 울었다. 축구를 좋아했던 아들은 초등학교 때 혼자 학교 축구부 감독을 찾아가 “축구를 하게 해달라”고 졸랐다. 아들이 너무 좋아해 시작한 축구지만, 김씨에게 축구는 근심거리다. 그나마 중학교에는 스카우트가 되어 간 터라, 월 37만원이던 회비는 20만원으로 줄었지만 동계훈련비 등을 합치면 그래도 1년에 700만원 이상이 든다. 남편 수입만으로 세 아이를 키워야 하는데, 한 명 뒷바라지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쓰다 보니 생계가 막막하다. 아들이 ‘세계적인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갈 때, 김씨는 잠을 설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는 “처음부터 형편이 전혀 안 됐고, 주변에서도 만류했지만 아이가 워낙 좋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지금이라도 그만뒀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결론 내렸나? 수사팀 입에서 “박희태·김효재 억울”
10만원 빚독촉에 친구 살해, 알고보니 ‘계획 범행’
KT, 삼성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차단…왜?
미혼모 아기 돌보는 홀몸노인…새로운 ‘가족의 탄생’
[논쟁] ‘나꼼수’ 비키니 논란을 보는 두 시선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