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성남시 배임’ 의혹
윤 후보는 ‘저축은행 봐주기’ 의혹
누가 당선되도 달갑지 않은 상황
윤 후보는 ‘저축은행 봐주기’ 의혹
누가 당선되도 달갑지 않은 상황

지난 2일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누가 당선되도 달갑지 않은 상황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는 ‘성남시 배임’ 의혹을, 윤 후보는 ‘대검 중수부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두 후보가 특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양쪽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앞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지난해 9월23일 소속의원 107명 전원 이름으로 ‘이 후보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 제공 및 연루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특검법안은 이 후보만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보였고 논의가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윤 후보가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 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에서 대장동 대출 부분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윤 후보 부친의 연희동 집을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누나가 사들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윤 후보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대장동 사건 증거물인 ‘정영학(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녹취록’에 담긴 “윤석열은 형(김만배)이 가지고 있는 카드면 죽어”라는 김만배씨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관련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_______
대통령 취임 전까지 수사는 빠듯 법조계에서는 오는 9일 대선 이후 여야 합의로 특검을 도입하더라도 20대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5월10일 전까지 본격 수사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검 후보와 수사 범위를 두고 치열한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야가 특검법안 합의부터 후보추천, 문재인 대통령의 특검 임명, 수사 준비 일정 등을 고려하면 대선부터 취임까지 주어진 63일은 빠듯할 수밖에 없다. 양홍석 변호사(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는 “만약 특검을 한다고 하면, 5월 새 대통령 취임 전에 끝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취임하는 대통령과 떨어진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특검이어서 특검 인선부터 여야 동의가 이뤄지기 힘들고, 특검 구성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도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비비케이(BBK) 사건처럼,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특검 수사는 가능하지만,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비비케이 주가조작, 도곡동 땅 의혹 등과 관련해 특검 수사를 받았다. 하지만 특검은 이 대통령 취임 4일 전인 2008년 2월21일 관련 의혹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특검은 대통령 당선인을 예우한다며 이 당선자와 꼬리곰탕을 먹으며 2시간가량 조사를 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재수사 끝에 2018년 이 전 대통령을 횡령,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2020년 대법원에서 다스 실소유주로 인정돼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았다. 한편에서는 이 후보나 윤 후보, 누가 되더라도 여러 정치적 이유를 들어 특검 도입을 반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자신을 둘러싼 특검 수사가 달가울 리 없고, 이런 점은 낙선자도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윤 후보가 당선되면 특검보다는 검찰을 통한 수사가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일 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대장동 특검 동의하는가’라는 다섯 차례에 걸린 이 후보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이런 셈법이 작용한 결과라는 풀이가 나온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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