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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학원생 강제추행’ 혐의 서울대 전 교수, 국민참여재판서 무죄

등록 2022-06-08 23:12수정 2022-06-09 01:08

배심원 7명 만장일치 무죄 평결
서울대 정문. 김태형 기자 xogu555@hani.co.kr
서울대 정문. 김태형 기자 xogu555@hani.co.kr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해임된 전직 서울대 교수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배심원들은 이틀간 열린 국민참여재판을 꼬박 지켜본 뒤 피고인에게 7명 만장일치로 무죄를 평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승정)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ㄱ씨에게 8일 배심원단의 의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의 대원칙은 검사가 피고인이 유죄라는 걸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게 증명해야 한다”며 “피해자 진술의 구체적 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번복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춰볼 때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범죄 혐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ㄱ씨는 대학원 제자인 ㄴ씨를 세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5년 다른 교수 및 대학원생과 연구차 떠난 페루의 버스 안에서 ㄱ씨가 잠든 ㄴ씨의 머리를 만진 것과 2017년 스페인 학회 뒤 술집에서 ㄱ씨가 ㄴ씨의 허벅지를 만진 것, ㄴ씨의 팔을 잡아당겨 강제로 팔짱을 끼게 한 것 등이다.

재판 내내 피고인 ㄱ씨와 피해자 ㄴ씨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2015년 2월 ㄴ씨의 머리를 만진 것에 대해 ㄱ씨는 “제가 평소 머리가 아프면 지압을 하는데, 앞에 있는 제자에게도 평소에 친근했으니까 피곤이 풀리라고 머리를 지압했다”며 강제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7일 법정에 나온 피해자 ㄴ씨는 머리카락 사이사이를 부드럽게 만지는 행위였다며 “‘이게 뭐지?’ 하면서 너무 당황스럽고 불쾌했다”고 증언했다.

2017년 스페인 학회 뒤 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ㄱ씨는 왼쪽 허벅지에 화상으로 붕대를 감은 ㄴ씨의 치마를 들어 올려 허벅지 안쪽의 화상 부위를 만졌다고 한다. 또 ㄱ씨는 ㄴ씨에게 산책을 하자며 밖으로 나온 뒤 “팔짱을 끼라”고 요구했고, ㄴ씨가 가만히 있자 팔을 강제로 끌어당겨 팔짱을 끼게 했다고도 기재되어 있다. 피해자 ㄴ씨는 검찰 주신문에서 ㄱ씨가 허벅지 어느 부위를 어떻게 만졌는지, 팔짱을 어떻게 끼게 했는지를 시연하면서 당시 “수치스러웠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ㄱ씨는 ‘무릎 위 붕대를 손가락으로 건든 것이고, 팔짱은 ㄴ씨가 낀 것’이라는 취지로 부인했다.

피해자인 ㄴ씨의 진술이 사실상 유죄를 입증하는 유일한 증거였던 이번 사건에서 배심원단은 약 4시간의 평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무죄로 평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수리를 만진 사실 및 이에 대한 피해자의 불쾌감은 인정되지만 이를 강제추행죄에서 정하는 추행으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라며 “(허벅지를 만진 것과 팔짱을 끼게 했다는 혐의는)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라고 할 것인데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이 사건 직후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등에 비춰볼 때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합리적 의심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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