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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장에서] 모멸감에 떠는 체대생 맑은눈

등록 2006-03-09 19:43수정 2006-03-15 13:17

김창금 기자
김창금 기자
이렇게 곱상하고 맑은 영혼들을 왜 망가뜨리는가?

체육 관련 학과의 신입생 길들이기 현장 취재를 하면서 느낀 심정은 “맑고 순수한 영혼들이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나?”라는 분노였다. 그들은 고통조차 수줍게 참아냈다. 9일 체육 관련 대학 신입생에 대한 폭력·군기잡기 기사가 나간 뒤 폭발적으로 들어온 독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번에 끝낼 일이 아니다. 계속 이슈화시켜야 한다” “교수들이 나서야 한다”는 등 다양했다.

요즘 체육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고교 시절 운동만 열심히 한 ‘반쪽이’가 아니다. 이들은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여기에 더해 남다른 체력이나 운동감각으로 체육 관련 학과를 지망했다.

새벽 비탈길 달리기 기합을 받은 한 학생은 “달리기하면 체력단련되고 좋아요. 그러나 머리박기, 주먹쥐고 엎드리기, 험악한 말 등은 참을 수 없는 모멸감으로 다가옵니다”라고 말했다.

수십년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인권유린. 이게 단지 선배들만의 문제인가? 그렇지 않았다. 수십년간 교수진도 학교당국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묵계인 양 대응하지 않았다. 자기 아들이 아니고 자기 동생이 아니기 때문이었을까?

8일 새벽 ㄱ대 수원캠퍼스에서 체육대학 새내기들이 줄지어 선 채 선배로부터 인사교육을 받고 있다. 수원/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8일 새벽 ㄱ대 수원캠퍼스에서 체육대학 새내기들이 줄지어 선 채 선배로부터 인사교육을 받고 있다. 수원/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새벽 중앙도서관 앞에 운동복을 입고 고통스런 ‘예절교육’을 기다리는 시간, 주변에는 1~2명이 가방을 들고 도서관으로 들어간다. 대학에 와서 숨 한번 크게 쉬지 못하고 주눅든 학생들과, 청바지 입고, 머리 기르고, 가방 둘러멘 채 도서관에 들어가는 학생들. 누가 이런 비극을 만드는 것인가. 체육 관련 신입생들도 자기 의지에 따라 늦잠도 자고, 때로 일찍 일어나 도서관도 가고, 머리도 기를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대학이고 지성인의 공간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제보 기다립니다] 대학 사회에 뿌리 내린 폭력적 관행

<한겨레>가 ㄱ대학교 수원캠퍼스 체육학과에서 벌어진 새내기 ‘폭력 훈육’의 실태를 고발한 단독기사를 내보내자 “우리 학교(아이)도 마찬가지”라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후속취재 결과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비롯해 전북 ㄱ대 체육학과의 폭력적인 입교의식과 훈육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한겨레>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학사회의 오랜 관행으로 한번의 보도로 되지 않는다”며 “<한겨레>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겨레>는 대학사회에 만연한 폭력을 뿌리뽑기 위해 지속적인 보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학교 폭력이나 운동부 폭력 등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제보(경험담, 사진, 동영상 등)를 기다립니다.

제보 보내실 이메일: kimck@hani.co.kr,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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