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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쏙(설게) 수만마리 떼죽음 ‘개펄 홀로코스트’

등록 2008-01-16 20:33수정 2008-01-16 23:31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 해안에 쏙(일명 설게) 수만 마리가 죽어 있다. 갯가재는 얕은 바다의 모래흙에 구멍을 파고 사는데 기름으로 모래 속이 오염돼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태안군청 제공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 해안에 쏙(일명 설게) 수만 마리가 죽어 있다. 갯가재는 얕은 바다의 모래흙에 구멍을 파고 사는데 기름으로 모래 속이 오염돼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태안군청 제공
기름유출 40일째 의항리 조개·홍합 등 집단폐사
“스민 기름 못피해”…생태계 파괴 예상보다 빨라
충남 태안반도 원유 유출사고 40일째인 16일 피해지역인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안에서 죽은 쏙 수만마리가 발견됐다. 또 태안반도 바닷가 곳곳에 조개, 홍합, 성게 등이 무더기로 죽어 파도에 떠밀려 다니고 있다.

의항리 주민들은 “신노루 해변에 떼죽음을 한 쏙이 끝도 없이 밀려오고 있다”며 “처음에는 기름덩어리가 또 덮친 줄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모두 죽은 쏙들이었다”고 말했다. 쏙은 갑각길이가 16.2㎜정도로 새우류와 가장 가까우며 얕은 바다 모래흙에 구멍을 파고 사는 절지동물이다. 쏙은 모래 속에 기름이 스며들어 집단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충경 의항리 어촌계장은 “며칠 전부터 죽거나 죽어가는 쏙이 발견되더니 이틀 전부터는 해삼과 성게도 밀려오고 있다”며 “해삼은 병든 것처럼 피부가 거칠고 성게는 가시가 빠지고 껍질이 벗겨진 모습이어서, 기름 때문에 죽은 것 같다”고 전했다.

태안군청 조규성 수산계장은 “유출된 원유가 모래와 개펄로 스며들며, 미처 피하지 못한 갑각류와 어패류가 집중적으로 폐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산환경운동연합 조사팀은 이날 “바닷가에서 쏙은 물론 조개, 홍합, 게 등도 무더기로 죽은 채 떠다니는 게 확인됐다”며 “기름 오염으로 태안반도 일대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팀의 복진우씨는 “신두리 바닷가에서 가로·세로 20m를 샘플 조사했더니, 거기에서도 쏙 30여마리가 죽어 있었다. 쏙은 땅속 깊이 사는데 구멍 밖으로 나와서 죽은 건 매우 드물어 땅속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평주 환경연합 사무국장은 “개펄의 경우 기름이 스며든 상태에서 모래가 쌓이게 되는데, 생태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개펄 생물이 멸종할 수 있다”며 “항구적인 복구를 위한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또 “원유 유출사고 1주일 뒤 1차 오염도를 조사했을 당시에는 어린 성게와 작은 달랑게, 불가사리 등이 기름에 덮여 죽어 있었다”며 “쏙 등은 오염지역에서 50여일까지 생존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40일이 지나면서 집단 폐사가 나타나 생태계 파괴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태안/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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