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홍익대 회화과의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몰래 찍어 인터넷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동료 여성 모델을 긴급체포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당시 현장에 있던 모델 4명 가운데 한 명인 안아무개(25)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안씨가 도주 우려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안씨는 본인이 평소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버린 뒤 경찰에선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게시글을 직접 삭제하고,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쪽에 “아이피와 로그 기록 등 활동 내역을 삭제해 달라”고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는 “이렇게까지 파장이 커질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씨가 “평소 두 대의 휴대전화를 쓰는데 그중 한 대를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점, 최근 휴게공간을 두고 피해자 남성 모델과 다툼이 있었던 점 등을 의심해 추궁한 결과, 사진을 찍어 유출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안씨가 제출한 휴대전화는 본래 음악 등을 듣기 위해 갖고 다니던 공기계였으며, 사건 발생 뒤 본래 휴대전화를 버리고 공기계로 번호를 옮겼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일 ‘워마드’ 게시판에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과 이를 성적으로 조롱하는 듯한 게시글·댓글이 이어져 논란이 일었다. 앞서 피해자는 자신을 비하한 댓글로 ‘2차 가해’를 한 워마드 회원에 대한 고소장도 경찰에 제출했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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