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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가 끝난 뒤…

등록 2007-10-31 21:47

낸 골딘 / 사진 읽어주는 여자
낸 골딘 / 사진 읽어주는 여자
[매거진 Esc]사진 읽어주는 여자
‘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나는 왜 그를 하염없이 바라보는가?’ 섹스가 끝난 뒤 긴 침묵은 화석처럼 변해 버린 천년의 세월 같다. 낸 골딘은 그 짧지만 긴 시간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았다. 자신과 자신의 남자 친구, 브라이언.

낸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릴리스(카메라 셔터 보조장비)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었다.

낸의 눈길은 묘하다. ‘그를 더 안고 싶다. 아니 그를 밀어내야 된다.’ 누구든 한번쯤 겪는 혼란이다. 낸의 머리 위에는 또다른 남자가 보인다. 브라이언처럼 담배를 물고 있는 그는 또다른 브라이언처럼 보인다.

미국의 사진작가 낸 골딘이 1983년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그녀의 사진집 ‘더 발라드 오브 섹슈얼 디펜던시’(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의 표지였다.

그는 70, 80년대 미국의 게이와 에이즈 환자 등 소수자들을 앵글에 담았다. 심지어 자신의 섹스와 구타당한 흔적까지 보여줘 예술계에 충격을 주었다. 그에게 피사체는 모두 친구였고 낸 자신이었다. 사랑과 성이 얽힌 다소 복잡한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지만 자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아프고 슬프다.

최근에는 가수 엘턴 존이 그녀의 작품 ‘클라라와 에다의 밸리댄스’를 한 전시회에 걸어놓아 화제가 됐다. 현재 낸은 뉴욕과 파리를 오가며 산다.

사진출처: 열화당 사진문고 ‘낸 골딘’, Phaidon Press, Aperture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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