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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의도된 유혹

등록 2008-07-02 19:56

[매거진 Esc] 하우 투 스킨십
“어머, 손 좀 봐요. 손톱이 왜 그래?” 그가 얼른 손을 뒤로 뺀다. “어, 이거 물어뜯어서” “잠깐 줘 봐. 와, 이런 손톱 초등학교 때 친구한테 보고 처음이야” 대뜸 그의 손을 잡고 손톱을 만졌다. 끝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손톱, 그러나 두툼하고 따뜻했다. 내가 좋아하는 손이다. 손을 보고 매력을 느끼는 여자, 많다. 물론 취향은 다 다르겠지만. 만화책에서 봤음직한 길고 쭉 뻗은 손가락에 판타지를 가진 이도 꽤 있다. 담배라도 한 대 물면 그대로 그림이 되는 일명 ‘지식인의 손’ 모양 말이다. 하지만 나의 손 취향은 투박하고 두툼하며 조금 큰 손이다. 물론 남자를 만날 때 손부터 체크하며 가부를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손을 가지지 않았다면 실망하게 된다. 섹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날 손을 슬쩍 만진 걸 계기로 그와 나는 연애를 시작하게 됐다.

남녀관계에서 손을 만진다는 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극장이나 공원에서 주저하다 손을 잡아 본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손은 사회적인 관계부터 개인적인 관계를 통틀어 최초의 신체접촉 부위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처음 손을 잡았을 때의 느낌이 중요하다. 물론 언제 손을 잡느냐의 타이밍도. 내가 손톱을 핑계로 그의 손을 잡아끈 것, 사실 의도된 유혹이었다. 그러니 관계의 진전을 원한다면 내 손을 슬쩍 내주거나, 그의 손을 슬쩍 잡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보자. 가장 쉬운 방법은 손금 봐 주기다. 가끔은 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주효하니 망설이지 말자. 자, 이렇게 말해 보는 거다.(남자의 경우 왼손을 봐야 하며 위부터 감정선, 두뇌선, 생명선이라는 기본적인 사항은 인지해 두자.) “어머, 감정선이 길게 쭉 뻗어 있네. 로맨스를 중요하게 여기나 봐.”(감정선이 참 짧네. 이건 바람기가 많다는 건데, 정말 그래?), “역시 두뇌선이 선명하고 길구나. 논리적이라고 생각했어.”(두뇌선이 짧으면 줏대가 없고 결단력이 부족하다는데, 믿어?), “생명선이 길면 여자를 안전하게 보호해 줄 수 있는 듬직한 남자래.”(생명선이 짧은데, 정말 모험가 타입인가 봐. 직장 다니는 거 싫지?) 손금을 보면 대략 상대방을 가늠할 수 있다. 손 괘가 정확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손 괘에 따른 반응을 보며 상대방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믿거나 말거나 부담 없는 화제이니 데이트의 ‘이지토크’감으로도 적합하고 말이다.

김현주/<코스모폴리탄>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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