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으아, 뒤통수 아파라

등록 2008-09-17 17:33

<우린 액션배우다> (2008)
<우린 액션배우다> (2008)
[매거진 esc] 김중혁의 액션시대
딱 두 마디만 쓰고 이 글을 끝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지금 당장 영화관으로 가서 <우린 액션배우다>를 관람하시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액션영화에 말을 덧붙이는 것은 무조건 사족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지면은 넓고 써야 할 분량은 많으니까 어쩔 수 없다. 고백하자면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오해했다. 미리 짐작했다. ‘스턴트맨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라는 사전정보를 듣고 난 후 내 머릿속에는 이미 한 편의 영화가 완성돼 있었다. ‘나는 꼭 스턴트맨을 하고야 말 겁니다’와 같은 비장한 장인정신 30퍼센트, 맞고 쓰러지고 뒹굴지만 아무도 주목해주지 않는 스턴트맨의 힘겨운 삶 30퍼센트, 힘겹게 돈을 버는 생활인의 이야기 10퍼센트, 그래도 내일은 해가 뜬다며 자신의 꿈을 향해서 묵묵히 걸어가자는 희망찬 메시지 30퍼센트. 대략 이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그딴 거 없다. 시작하자마자 딴 길로 새 나간다.

여러 가지 명장면이 많지만 <우린 액션배우다>의 분위기를 단번에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전세진이 창문에 걸터앉아 광활한 평원을 바라보고 있다. 아, 멋있다. 호연지기가 넘쳐흐른다. 그러나 여기까지. 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가 스르륵 바닥으로 떨어지고 주인공은 맨발로 잡초더미에 뛰어들어 휴대전화를 찾는다. 겨우 찾아냈지만 휴대전화 껍데기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 간 거야. ‘아, (이놈의) 인생’.(내레이션) 영화의 대부분 장면이 이렇게 뒤통수를 친다. 영화 보다가 한 스무 번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다. 웃겨서 죽을 지경이다. 주인공들은 진지하지만 보는 사람은 배꼽이 빠진다. 이렇게 재미있는 코미디영화 본지 꽤 오랜만이다.

<우린 액션배우다>는 자신의 꿈과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20대 남자들의 이야기다. 사뭇 진지하고 자주 엉뚱하고 절대 답이 보이지 않는 인생들의 이야기다. 함께 액션스쿨에 입학했지만 그 끝은 모두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다. 답이 없어 보이는 그들의 인생이 부럽다. 어떤 상황에서도 건강하게 버티는 그들의 태도가 부럽다. 영화 마지막 부분, 주인공 곽진석은 외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배웅 나온 친구가 인사를 한다.
김중혁의 액션시대
김중혁의 액션시대
‘다치지 말고 몸 건강히 다녀와라’. 곽진석이 되묻는다. ‘다치긴 왜 다쳐. 외국에 나가서 스턴트 할 일 있냐.’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그동안 별것 아닌 일에 엄살 부린 것 같아 부끄럽다. 이렇게 젊고 건강한 영화를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인생의 답을 찾은 사람이든 답을 못 찾은 사람이든 답을 찾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사람이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싶어질 것이다. 우리도 인생의 액션배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껏 ‘레디’ 하고 있었다면 이제 ‘액션’을 해야 할 때다.

김중혁/소설가·객원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