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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방송, 배달해드릴까요?

등록 2010-03-31 20:01수정 2010-04-03 13:35

저희 방송, 배달해드릴까요? 표지디자인 이정희 기자
저희 방송, 배달해드릴까요? 표지디자인 이정희 기자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스마트폰 시대 귀로 듣는 정기간행물 ‘팟캐스트’의 새로운 세계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일어나 현관문을 열면 그곳에는 어김없이 신문이 놓여 있다. 신문 배달의 원칙은 간단한다.

신문은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에 배달되며, 구독 신청을 한 주소의 집 현관문 앞에 놓고 가며, 배달은 각 신문사 지국 배달의 기수들에 의해 조용하고 신속하게 이뤄진다.

그렇게 배달된 신문은 아침을 먹으면서 읽기도 하고 회사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읽기도 한다. 신문이 눈으로 읽는 정기간행물이라면, 팟캐스트는 귀로 듣는 정기간행물이다.

‘팟캐스트’(podcast)는 미국 애플사의 엠피3플레이어 ‘아이팟’(ipod)의 ‘팟’(pod)과 방송을 뜻하는 ‘브로드캐스팅’(broadcasting)의 ‘캐스트’(cast)가 조합돼 2004년께 만들어진 말이다. 팟캐스트, 그러니까 쉽게 설명하자면 아이팟이라는 기기에 적합한 형태의 방송이라는 얘기다. ‘팟’이 앞에 붙어서 마치 아이팟에서만 가능한 방송 형태처럼 오해하기 쉽지만, 그건 말 그대로 오해다.

오디오·비디오 파일이 자동 다운로드

팟캐스트는 오디오·비디오 파일을 정기적으로 자동 다운로드해 아이팟을 포함한 엠피3플레이어를 통해 들을 수 있는 방송을 뜻한다. 복잡한 것 같지만, 신문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오디오·비디오 방송을 구독신청 했다면 그 오디오·비디오 방송 파일이 업로드될 때마다 자동으로 내 컴퓨터에 다운로드된다. 신문사 지국 배달의 기수 구실은 아르에스에스(RSS)라는 형식이 대신하고, 현관문은 내 컴퓨터 아르에스에스 리더가 대신할 뿐이다. 손에 신문을 들고 나가는 것처럼 컴퓨터를 통해 자동으로 저장된 엠피3플레이어를 들고 나가면 출퇴근길에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블로그 등에서 이미 아르에스에스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면 글 대신 오디오·비디오 파일이 다운로드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팟캐스트가 시작된 지 이미 6년이 훨씬 지난 지금 2010년에, 팟캐스트가 보편화된 외국에 비해 사용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한국에서 팟캐스트 얘기를 꺼낸 이유는 단순하다. 스마트폰이 아이폰을 중심으로 보급되면서 아이폰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팟캐스트가 다시 한 번 주목받기 때문이다. 팟캐스트가 아이팟이나 아이폰 등 애플사가 내놓은 제품만을 위한 방송은 아니지만 이름에 ‘팟’이 붙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아이팟과 아이폰을 위한 프로그램인 아이튠스는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팟캐스트를 관리하기 편리하고, 음악이나 애플리케이션 등 다른 기능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 손에 아이폰을 들고 있다면, 혹은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면 팟캐스트에 한번 관심을 가져봐도 좋다. 없다고 돌아서진 말자. 팟캐스트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니까. 그 관심이 더 확장되면 손쉽게 자기만의 팟캐스트를 만들어 배포할 수도 있다. 먼저 국내에서 팟캐스트 방송을 하는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 키노트 유저 그룹(KUG)의 아이폰 팟캐스트
(RSS 피드 주소 http://kugitbuzz.blip.tv/rss/itunes)

‘키노트 유저 그룹’은 애플사의 프레젠테이션 소프트웨어 ‘키노트’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모여 2007년 11월에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다. 애플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모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은 2008년 2월부터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반영하듯 매킨토시와 키노트, 아이폰에 관련된 비디오 팟캐스트를 제작해왔다. 실제 조작법을 보여주면서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이들의 아이폰 팟캐스트는 강력히 추천할 만하다. 키노트 유저 그룹의 최웅식씨는 팟캐스트를 제작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하면서 스터디를 했는데, 그 자료를 저장해놓고 싶었어요. 또 서울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하기 힘든 지방 회원들과 스터디 내용을 공유하고 싶었죠. 나이 드신 분들도 따라할 수 있도록 화면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매체가 팟캐스트였죠.” 이들의 팟캐스트는 애플과 관련된 소프트웨어·하드웨어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꾸준한 호응을 얻어왔고, 또 아이폰 열풍으로 이들과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늘 테니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 틀림없다.

⊙ 부머라디오(RSS 피드 주소 http://nemo.podics.com/125845382357)

웃음이 끊이지 않는 팟캐스트가 있다. 웹툰 작가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카툰 부머’에서 활동하는 여섯 명의 웹툰 작가들이 만드는 오디오 팟캐스트 ‘부머라디오’다. 지난 1월 시작해 벌써 12회째 방송이 나갔다. 부머라디오는 웹툰 작가들의 방송답게 한 주는 웹툰 작가를 초대해 얘기를 나누는 초대작가 시간으로 진행하고, 한 주는 웹툰과 관련된 다양한 얘기를 나누는 ‘부머 인사이드’ 코너로 진행된다. 웹툰 형식의 매거진 ‘부머’도 방송과 함께 발행한다.

부머라디오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권혁주 작가는 “지난 1월부터 방송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웹툰을 보는 이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웹툰 얘기를 할 만한 곳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웹툰을 좋아하는 이들이 즐길 만한 방송을 만들어보고 싶었죠. 웹툰 작가들은 주로 댓글로 독자와 소통하는데, 오디오 팟캐스트는 색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느낌이에요. 재미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방송을 이어갈 생각이에요. 소문이 나면서 방송에 참여하고 싶다는 웹툰 작가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책 읽은 파일로 피처링 해보고 싶다”

⊙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RSS 피드 주소 http://web.me.com/younghakim/multimedia/Podcast/rss.xml)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시작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흐르면서 소설가 김영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김영하의 팟캐스트는 소설가의 팟캐스트답게 절반은 오디오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주 책 한 권을 골라 그 책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고 책의 일부를 발췌해 직접 읽어준다. “지난해 미국에 머물면서 팟캐스트 관련 강연을 본 적이 있어요. 생각보다 쉽게 만들 수 있길래 저도 시도해봤죠. 팟캐스트는 전파 라디오와는 다르게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어요. 정해진 시간에 듣지 않아도 되고, 방송을 녹음하려고 방송국에 앉아 있을 필요도 없죠. 검열과 형식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구요. 또 원래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면서 귀로 들었던 게 문학의 원형이죠. 팟캐스트에서 책을 읽으면서 문학의 힘을 복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적인 매체라는 점도 문학과 닮았죠.”

‘어릴 때 엄마가 책을 읽어주던 게 생각난다’, ‘다른 매체에서 소개하지 않는 책을 알게 돼서 좋다’ 등의 반응에 고무돼 있다는 김 작가는 앞으로 몇 가지 재미있는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지인들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부탁해서 녹음 파일을 받아 피처링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인터넷 전화를 통해 대담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한자리에 있지 않아도 얼마든지 이렇게 방송할 수 있다는 것도 팟캐스트의 매력이죠.”

글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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