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추웠는데, 오늘도 춥고, 내일은… 더 추울 거란다. 설날 뒤로 종적을 감춘 빨간 날 탓에 가뜩이나 무거운 마음 위에, 썰렁한 주말 예보가 서릿발처럼 내려앉는다. 과도한 ‘놀 궁리’의 끝에 얻은 감기로 사방팔방 마른기침 뿜어대는 팀원들 사이에서 점점 위축되어 가는 나의, 그리고 당신의 주말이여.
하지만 쫄지 말자, 우리의 주말이여. 찜질방이라도 찾아 풍류를 읊어보자. 주말 한파 찾은 밤에 맥반석방 홀로 앉아/ 구운 달걀 손에 들고 깊은 탄성 내뱉는 차에/ 어디서 들려오는 칭얼대는 아이 소리, 길게 늘어선 매점의 줄, 불가마방에서 사라진 나의 목침까지…. 그래, 굳이 우리가 아니더라도 찜질방 갈 생각, 4만8257명 정도는 더 할지어니.
그렇다면 이번 주말, 영화 상영관 딸린 찜질방을 공략해보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서울 시내 찜질방 속 영화관에서 무법자 아이들도 피하고 발걸이 딸린 근사한 안락의자에서 끊어봐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킬링 타임용’ 액션영화를 즐겨보자. 영화가 끝나면 얼음방→소금방 코스로! 그나저나 우리 동네 백두산 찜질방에는 영화관이 있으려나.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