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주말 어쩔 거야
살랑살랑 불어대는 봄바람이 코를 간지럽힌다. 따뜻한 봄기운에 휩쓸려 아직 오지도 않은 올해 여름휴가를 상상해봤다. 생각에 잠기던 중, 지난해 휴가 일주일 전 바가지인 줄 알면서도 쓰디쓴 침을 삼키며 ‘인터넷 결제’를 했던 방콕행 항공권이 떠올랐다. 이 모든 것이 30년 넘게 계속되어 온 나의 게으름과 ‘귀차니즘’ 탓일지니. 터무니없는 휴가 욕심과 얇은 지갑이라는 마음속 인지부조화를 일치시키기 위해, 인터넷 여행 사이트로 향했다. 올해는 기필코 ‘얼리 버드’(Early Bird)처럼 부지런히 클릭을 해서, 값싼 항공권으로 해외에서 화려한 휴가를 즐겨보겠다고 다짐하지만… 이미 빨간 글씨로 ‘매진’이라 적힌 ‘땡처리 항공권’을 보며 좌절했다. 역시, 부지런한 여행자들은 나와 다른 종족이구나.
그렇다. 나다운 여름휴가 준비는 주말 대형서점에 앉아 다양한 여행책을 들춰보는 것이었다. 세계여행 뺨치게 다양한 여행책을 보면서 2013년에는 기필코 값싼 항공권을 거머쥐리라 전의를 불태워본다. 내년 여름께에는 몽골 여행책의 사진처럼 4륜 구동 차로 사막 횡단을 하고 있거나, 남미의 커피농장에서 농장주가 내려주는 커피를 시음하고 있으리라. 책과 함께 돈 안 드는 상상에 빠져보면서 마음속으로 외치리라. 보고 있나 땡처리 항공권, 두고 봐라 여름휴가여.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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