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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맞아서 더 믿음직했어

등록 2012-09-26 16:40수정 2012-09-26 16:55

[매거진 esc] 나의 점집문화답사기
18회 사주점 편 10회 결산 (상)
당 사주점 편 시작 당시 편집진에게 ‘이번 편은 5회 안에 끝내겠다’고 기염을 토하였던 필자, 결국 이번엔 무려 10회를 넘기고 말았으니, 원래 좀 그런 칼럼이려니 여겨주시기 바라오며, 자, 이제 역삼동 ○소장 편을 요약 정리하겠다.

① 과거예측(및 기질예측): 당 칼럼이 연재되는 동안에도 심심찮게 들려온 지인들의 제보에 따르면 ○소장의 과거 및 기질 적중은 계속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중 몇몇 에피소드는 꽤 인상적이었는데, 예컨대 피점술자가 잘못 알고 있었던 출생 시(時)를 역(逆)과거예측을 통해 수정해줬다든가(확인 결과 수정된 쪽이 맞았다고 한다), 매우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굳이 알리지 않았던 가족 관련 이야기를 거의 정확하게 집어냈다든가 등등(과거/기질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사례도 한차례 보고되었는데, 이때 ○소장이 줄곧 고수했던 주장은 ‘의뢰인께서 출생 시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 피점술자가 가족 친지 등등을 통해 두루 확인해본 결과 모종의 출생의 비밀 같은 건 없었다고).

아무튼, 일반 점집들을 훌쩍 능가하는 이러한 고정밀 과거예측에 대해서는 ○소장이 시종일관 들여다보던 노트북 덕분에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검색의 황제설부터, 전직 국정원 직원설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만, 염력을 썼건 첩보위성을 임대했건 아무튼 그의 과거/기질예측은 일종의 퍼포먼스 관람 차원에서라도 꽤 흥미로웠다 하겠다.

② 미래예측(및 조언): 하지만 모름지기 피점술자들이 요구하는 핵심은 과거 아닌 미래에 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소장 역시 잘해야 평가 유보나 회의적 관망 정도다. 하지만 이것이 곧 그의 미래예측이 면피용 창작물(최악의 경우 사기)이라는 얘기까지는 아닐 것이다. 과거사 몇 개 때려 맞혀 상대의 반응을 끌어낸 뒤 설득력 매우 희박한 미래예측 및 조언(또는 덕담)을 대충 밀어 넣는 일반 점집들의 패턴과는 달리, 우선 피점술자의 ‘사주의 기본구조’를 말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과거-미래를 낱낱이 통으로 진술한 뒤, 그다음에야 피점술자와 대화를 시작한다는 점에서(즉, 피점술자에게 먼저 자신의 카드를 전부 보여주고 난 다음 대화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소장은 뚜렷한 차별성을 보였다.

일반적으로도 그렇지만 특히나 점집을 찾는 사람은, 남들이 몰라주는 자신의 특징을 간파해주는(한다고 생각되는) 타인 앞에서 매우 쉽게 무장해제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점술자의 성패는 결국 피점술자를 이 심리적 문턱 너머까지 끌고 갈 수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인바, 이 부분에서 ○소장이 무덤덤한 듯 보여준 견인력은 상당했다. 더불어 사기꾼들이라면 얼마든지 배임/횡령/금품수수/알선수재의 장으로 삼을 수도 있을 이 대목에서, 냉정하고 거의 쌀쌀맞기까지 한 조언자의 태도를 줄곧 유지하던 것 또한 바람직했다 할 수 있겠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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