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주말 어쩔거야
정리정돈을 잘해야 한다. 어른들이 누누이 강조해온 말씀. 뭐든 몰아서 한꺼번에 해치워온 나는, 어릴 때나 어른이 돼서나,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이게 잘 안된다.(아내도 두 손 들고, 후배 기자는 ‘책상 정리 잘하는 법’ 기사에 내 책상을 끔찍한 사례로 꼽았다.)
지난 주말 모처럼 여유가 생겼다. 그렇다. 정리정돈 (잘)하는 남편 소리 한번 들어보자. 나도 본디는 좀 깔끔한 데가 있다고 선언해야 한다. 정리정돈 시작! 내가 정리한 정리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책상·책장 등 개인 사물 같은 ‘사적’ 정리와 베란다 물품, 화분, 신발장같이 아내 의견을 들어봐야 하는 ‘공적’ 정리가 있고, 책상 밑에 얽히고설킨 전선 뭉치 정리, 이사 와서 한번도 푼 적이 없는 사물함처럼 한번에 해치워야 하는 일과 양말·속옷 벗어 스스로 빨래통에 담기, 쓰레기 분리배출 시키기 전에 하기처럼 지속적·자발적으로 해야 하는(그래야 칭찬받는) 일들로 부류가 나뉘었다. 당장 생색을 내려면 공적 정리정돈이 먼저지만, 언제나 후순위로 미뤄온 사적 정리가 더 급했다. 먼저 책상·책장 정리를 하고, 다음날 베란다·신발장 정리를 계획했다. 시작!
그런데 책상과 책꽂이 위에 쌓인 책들을 이것저것 뒤적이는 재미에 하루가 가더니,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옛 물건들과 묵은 기록들 보고 읽는 재미에 이틀이 갔다. 주말 이틀을 방에 처박혀 ‘빈둥거린’ 나에게 아내가 마침내 말했다. “주말엔 집안 정리 좀 하지 그래?” 먼저 제안한(시킨) 일이 베란다 정리, 그담에 부탁한(강요한) 일이 신발장 정리, 그리고 덧붙인 일(묵묵히 따른)이 쓰레기 분리배출 전담이었다. 우쒸, 나는 또 깨달았다. 시키기 전에 잘하자!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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