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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꽃구경

등록 2013-04-17 18:37

[매거진 esc] 주말 어쩔거야
참으로 요상한 봄날이었다. 4월하고도 중순이 다 되도록 부러운 옷차림은 봄 냄새 물씬 나는 화사한 블라우스나 원색의 면재킷이 아니라 두툼한 오리털 파카였다. 여름이 되고서야 겨울옷을 정리하는 습관을 고쳐 다운점퍼와 모직코트를 일찌감치 세탁소에 보냈더니 내내 헐벗고 비참한 봄이었다.

진해에 군항제가 열린다는 둥 남도의 매화가 만개했다는 둥의 뉴스도 지구 반대편 브라질의 삼바축제 소식만큼이나 멀게 느껴졌다. 지난 주말(4월13일) 양재천에 간헐적으로 피어 있는 개나리와 벚꽃 앞에서 사진을 한두장 찍다가 옷을 여미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역시 봄은 마술이다. 16일 출근길에 여의도를 지나는데 터질 듯한 기세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벚나무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차 창문을 열었다. 내가 언제 성질을 부렸냐는 듯 바람은 멈추었고 공기는 따뜻했다. 무장하는 기분으로 껴입은 솜점퍼가 민망했다. 여의도 벚꽃축제가 시작된 12일만 해도 이번 축제는 망했구나 했는데 이번 주말에는 여느 해처럼 윤중로가 발 디딜 틈 없이 번잡해질 것이다. 그리고 또 한주 정도가 지나면 언제 봄이 왔었냐는 듯 얇은 외투도 거추장스러운 계절이 찾아오겠지.

꽃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서울 수도권은 이번주가 꽃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며칠이다. 윤중로가 아니라 아파트 화단이라도 가서 즐감하고 사진 한방 남기자.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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