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커버스토리
길따라 펼쳐진 양떼목장·황태덕장…겨울풍경 제대로 즐기는 강원 산간 드라이브 코스
길따라 펼쳐진 양떼목장·황태덕장…겨울풍경 제대로 즐기는 강원 산간 드라이브 코스
정선군, 영월군, 태백시가 경계를 이루는 고개 만항재의 낙엽송숲.
눈 덮이고 얼음장 깔린 산과 계곡. 추위에 민감한 이들이 ‘갈 수 없는 나라’로 여기던 곳이다. 보통사람이라면 추울수록 마음이 끌리는 곳, 눈 쌓일수록 발길을 끌어당기는 경관이 기다리는 곳이다. 하지만 눈길·빙판길이라면 걷기도 싫고 서 있기도 싫은 이들에게 그곳은 그저 추운 곳일 뿐. ‘추위 취약자’도 그 아름다운 경관을 직접 즐길 방법이 없을까. 있다. 따뜻한 차 안에 가만히 있는 것이다. 설경 드라이브다.
차 안에서 즐기는 설경 일품
저단기어·서행운전은 필수
함백산·선자령 트레킹도 해볼 만 고한~만항재~함백산 등산로~오투리조트 들머리 추워할 틈 별로 주지 않는 약 15㎞ 거리의 드라이브 코스.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38번 국도와 414번 지방도가 갈리는 상갈래교차로가 출발점이다. 출발점까지는 충주~제천~영월~태백으로 이어지는 왕복 4차로의 38번 국도를 이용한다. 414번 지방도 따라 오르막길이 만항재까지 이어진 뒤 함백산 입구 지나면서 태백시내(황지동)까지는 내리막이다. 초입부터 옛 광원들의 애환을 살펴볼 수 있는 삼탄아트마인, 적멸보궁 사찰인 정암사 등 볼거리가 짭짤한 산길이다. 눈 온 직후라면 도로 좌우가 온통 눈세상이 되는데, 볼거리들이 모두 도로변에 있으므로 오래 걸을 필요도 없다. 초입에 만나는 삼탄아트마인은 옛 삼척탄좌의 폐광시설을 보전해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으로, 보고 느낄 거리가 많다. 정암사에선 적멸보궁 뒷산을 5분가량 걸어올라 모전탑인 수마노탑(보물)을 감상해볼 만하다. 눈 덮인 지붕돌 귀퉁이마다 매달린 풍령들이 바람 불 때마다 청량한 화음을 선사한다. 닭백숙집 즐비한 만항마을 지나 잠시 오르면 해발 1330m의 고개 만항재다. 정선·영월·태백 경계 지역이다. 봄~가을로 야생화가 지천을 이루는 이 고개는 한겨울이면 온통 눈꽃 세상으로 바뀐다. 울창한 낙엽송 숲이 정말 근사한 설경을 안겨준다. 잎 떨군 낙엽송들이 가지마다 눈꽃·서리꽃을 피워내 차에서 내리지 않을 수 없게 하리라. 눈길 거닐다 추워지면? 뜨거운 차와 간식들을 파는 만항재쉼터가 코앞에 있으니 뛰어들면 된다. 고개에서 태백선수촌 방향인 함백산 등산로 입구까지 산길은 응달이 많다. 눈 온 직후에도 얼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하지만 등산로 입구 지나면 완만한 아스팔트 도로가 이어지므로 사정이 나아진다. 한두 시간쯤 추위를 견딜 수 있겠다면 여기서 함백산 정상 산행을 추천한다. 도로변에 차 대고, 등산로 따라 50분 걸어 오르면 함백산 정상(1573m)이다. 정상 표지석 부근에 서면 백두대간 산줄기들이 첩첩이 이어지는 장쾌한 설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한밝산이라고도 하는 함백산은 남한에서 6번째 높이를 자랑하는 큰 산이다. 그러나 눈 덮인 산줄기 풍경은 도로를 따라 태백선수촌 지나 오투리조트 쪽으로 차를 타고 내려가면서도 만날 수 있으니 무리할 필요는 없다. 길 자체가 1300m 이상 고지대에 있다. 오른쪽으로, 멀리는 아득한 지평선을 이루며 내달리는 설산들, 가까이로는 계곡에 안긴 산골마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투리조트 들머리 부근으로 내려가는 동안 왼쪽(북쪽)으로 보이는 풍력발전기 도열한 매봉산 능선 풍경이 아름답고, 설산에 둘러싸인 태백시내 모습도 볼만하다. 태백시내엔 물닭갈비·한우숯불구이·순두부 등으로 이름난 식당이 많다. 뜨거운 음식들로 추위에 시달린 몸을 녹이시길.
만항재에서 태백선수촌 거쳐 오투리조트 쪽으로 가는 길에도 설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함백산(1530m)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산줄기 전망을 만날 수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