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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그 힘들다는 뉴욕시티 마라톤, 왜 하냐고 물으신다면

등록 2017-11-09 09:45수정 2017-11-09 10:22

SO COOL, SNS
11월5일 뉴욕시티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테러 때문에 며칠 어수선했지만 대회는 예정대로 치러졌다. 뉴욕시티 마라톤대회는 엘리트 선수뿐 아니라, 달리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러너도 사랑하는 대회다. 자동차와 사람으로 넘치는 뉴욕 시내를 무려 42.195㎞나 달릴 수 있다는 건 분명 설레는 일이다. 오직 러너만이 이 길 위에 선다. 나도 참가했다. 1년 가까이 준비했지만 당연히 힘들었다. 풀코스를 달린다고 하면 주변에서 대체로 “그걸 어떻게 해”라고 묻는다. ‘어떻게’ 하는 건 아니다. ‘어떻게’ 하는 건지 잘 알지도 못한다. 몸이 원해서 달린다. ‘뉴욕시티 마라톤’ 공식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방문하면, 지난 대회의 감격적인 순간을 볼 수 있다. 결승선을 통과하고 눈물을 흘리는 러너의 모습은 봐도 봐도 뭉클하다. 휠체어를 타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러너의 사진도 인상적이다.

늦은 밤, 가장 마지막으로 결승선에 들어서는 러너의 모습을 보면 그 순간으로 가서 안아주고 싶어진다. 우승자는 이 마지막 러너에게 직접 메달을 수여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마침내 메달을 건넨다. 그밖에 엘리트 러너를 소개하는 게시물도 올라와 있고, 특별한 사연을 가진 평범한 러너를 소개하는 게시물도 있다. 달릴 때 사람들은 힘든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괴로워 보인다기보다는 어떤 벽을 앞에 두고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것 같다. 러너들은 그 순간의 고통을 사랑하고, 그런 자신을 존중한다. 인종, 나이, 성별, 장애의 유무를 모두 넘어 오직 몸으로 땅을 이기며 나아가는 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뉴욕시티 마라톤 공식 소셜네트워크 계정에서 볼 수 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는 러너들이 왜 그 긴 거리를 달리는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어쩌면 오늘 밤, 소박한 첫 달리기를 혹은 오랜만의 달리기를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우성(시인, ‘미남 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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