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훈련 중 동료 선수들에게 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상대는 약점이 별로 없다. 도전적 경기가 될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평가전을 앞두고 “최고의 자세”로 경기를 펴겠다고 밝혔다.
한국(29위)은 역대 맞전적 1승5패로 열세이고, 피파 순위 등 객관적 전력에서는 밀린다. 하지만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한 손흥민 후광효과로 상대팀도 한국을 만만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벤투 감독은 1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은 매우 어려운 상대다. 수비는 이전 경기 때보다 더 잘해야 한다. 공격 과정에서는 우리가 해온 대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을 비롯해 6월 A매치 기간 칠레(6일), 파라과이(10일), 이집트(14일)와 4연전을 펼치는 벤투 감독의 심정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 4팀 모두 강호여서 벤투호의 수비 취약점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카타르월드컵 G조의 브라질과 H조의 한국은 각각 조 1위, 2위로 16강에 올라가면 만난다. 벤투 감독은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벤투호의 공격진은 소집한 지 3일 만에 출격하지만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거치면서 패턴에 익숙해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의 스피드를 살려 황의조(보르도), 권창훈(김천) 황희찬(울버햄프턴) 등의 배후 침투나 중거리 슈팅 작업이 이뤄져 왔다. 황의조는 “충분히 기회는 온다. 위협적인 부분 많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원의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FC서울)은 킬 패스 능력이 있고, 결정력을 갖춘 조규성(김천)도 대기하고 있다.
A매치 99번째 경기에 나서는 손흥민의 발끝에도 팬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벤투호의 손흥민은 2019년 11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경기(0-3패)에서 주장으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났고, 브라질 수비도 손흥민을 경계한다. 벤투 감독은 “3년 전에는 수비에 실수가 있었지만 공격에서는 좋은 순간이 있었다. 브라질의 압박을 피해 최선의 경기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네이마르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팀 훈련을 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점유율, 빌드업을 내세우는 벤투호의 수비는 시험대에 올랐다. 벤투호의 중앙 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 등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에는 조유민(대전)과 정승현(김천) 등이 발탁됐다. 측면에는 김문환(전북)과 박민규(수원) 등을 호출해 내부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 때보다 더 잘 수비해야 한다. 상대를 지역적으로 잘 압박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브라질 대표팀에는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국내 프리미어리그 팬들에게 익숙한 히샤를리송(에버턴) 등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다만 네이마르는 1일 훈련 과정에서 발등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확실하다. 브라질 대표팀 관계자는 “2일 오전에 발등 상태를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출전 여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만원 홈 관중의 응원은 한국 대표팀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20주년을 맞아 관중석에서 “어게인 2002” 카드 섹션도 펼친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상대가 강팀이어서 벤투호의 점유율 축구가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공격에서는 세계적 스타가 된 손흥민이 브라질을 상대로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