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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 풍경] 가출 청소년, 대학 새내기로 ‘희망 행진곡’

등록 2008-02-28 23:52

28일 대전시 은행동 청소년쉼터에서 규석씨(왼쪽에서 2번째)가 장석경 쉼터실장(4번째)과 오목을 두자 승호씨(3번째)와 전현주(1번째) 상담실장 등이 달라붙어 응원하고 있다.
28일 대전시 은행동 청소년쉼터에서 규석씨(왼쪽에서 2번째)가 장석경 쉼터실장(4번째)과 오목을 두자 승호씨(3번째)와 전현주(1번째) 상담실장 등이 달라붙어 응원하고 있다.
새출발 북돋우는 대전시청소년쉼터
아버지 이혼만 8번…“쉼터 도움으로 요리학과 합격”
‘방황’ 멍에풀고 새 삶…“사회 지원이 힘” 한목소리
“야 멋있다. 축하해!”

28일 오후 대전시 중구 은행동 대전시청소년쉼터(shimter.or.kr) 선생님들은 쉼터로 들어서는 승호(20·가명)와 규석(20·가명)이를 둘러싸고 손뼉을 쳤다. 승호와 규석이는 선생님들과 포옹하며 참 오랜만에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승호와 규석이는 대학교에 입학했다. 긴 방황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세운 인생의 목표를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

승호의 어머니는 돌 지날 무렵 가출했고 아버지는 8번이나 이혼과 재혼을 거듭하자 중학교 때 처음으로 가출했다.

전현주(43) 상담팀장은 “승호가 청소년쉼터를 찾은 것은 재작년으로, 5년여 동안 서울 등지에서 지내다 월급을 도난당하자 쉼터를 찾아왔다”고 전했다.

“아르바이트해 돈이 생기면 피시방에 가서 게임 했어요. 먹고 자는 걱정은 없어졌지만 뭘 해야 좋을지 몰랐습니다.”

지난해 6월께 선생님들의 권유로 검정고시 학원에 등록했지만 ‘설마’ 공부가 되랴 싶었다. 승호는 그러나 자원봉사 선생님들에게서 개인지도를 받은 지 3달여만에 치른 대입검정고시에서 당당히 합격했다. 내친 김에 대학에 진학하기로 하고 요리를 공부하는 학과에 원서를 냈다.

승호는 “정말 꿈을 꾸는 것 같다”며 “열심히 배워서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을 모두 잘하는 조리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학에서 제과제빵과를 선택한 규석이의 꿈은 자신의 이름을 딴 멋진 빵집을 여는 것이다. 규석이 역시 1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가출하면서 가출을 일삼았다. 규석이의 진학은 불안전한 환경 때문에 조울증을 앓아 발음이 정확지 않은 장애를 딛고 이뤄낸 것이어서 성취감이 남다르다. 서울의 청소년보호시설에서 검정고시로 중학 과정을 마친 뒤 방송통신고에 입학해 지난 10일 졸업했다.

규석이는 “여자친구와 합격기념으로 커플반지를 했다”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아르바이트해 학비를 벌겠다”고 말했다.

대전청소년여자쉼터의 박숙현(19)양도 어려운 형편과 가정 폭력으로 이어진 ‘가출청소년’의 멍에를 벗고 방송통신대 가정학과에 합격했다.

장석경 쉼터실장은 “목표를 정하고 사회에 복귀할 준비를 하는 아이들이 자랑스럽다”며 “후원과 지원이 있다면 아이들 인생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관심을 호소했다.

한편 대전청소년쉼터는 2001년 대한성공회가 열었으며 연 평균 250여명의 가출 청소년들을 돌보고 있다. (042)223-7178. 후원계좌 국민은행 721801-01-538314(대전광역시청소년남자쉼터)

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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