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싸이, 입장번복 “군대 2번 가면 떳떳지 못해” 소집불응 시사

등록 2007-07-20 09:24수정 2007-07-20 15:27

싸이
싸이
20일 새벽 공식홈피에 글 올려 “난 병역비리범 아니다”
“저는 죄인이 아닙니다. 병역비리범, 기피범이 아닙니다.”

병역특례업체에서 부실근무한 사실이 드러나 현역 입대 위기에 놓인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ㆍ30)가 20일 새벽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과 소집 불응을 시사했다.

싸이는 글에서 자신은 “합법적으로 취득한 자격증으로, 합법적으로 병역특례 업체에 편입해, 9시간씩 3년 동안 출퇴근 시간 한번 안 어기고, 시키는 데로 성실히 근무하였으며, 철원에 위치한 6사단에서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사단장 표창까지 받으며 잘 마쳤다”며 “3년간 관리감독 했던 서울지방병무청으로부터 복무만료처분과 소집해제를 명받았다”고 밝혔다.

싸이는 이 글에서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고 군대에 두 번 간다면 저는 떳떳할 수 없다”며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저의 무고함을 밝혀서 (10월에 태어날 나의) 쌍둥이뿐만 아니라 온 세상 앞에 떳떳해지고 싶다”고 밝혀, 병무청의 재소집 통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음을 밝혔다. 싸이가 병무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그동안의 추측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본인의 글이다. 하지만 1달전 싸이는 스스로 기자회견을 열어 정반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병역 특례 부실근무 사실이 드러나 말썽을 일으키자 지난달 18일 싸이는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조사와 병무청의 처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싸이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싸이가 다시 군대 간다’ ‘싸이가 행정소송을 하면 현역을 피할 수 있다더라’ 등의 말들이 나돌아 입장 발표를 자청했다”며 “군 재입대를 회피하기 위한 어떤 행정소송 및 법적 대응도 하지 않을 것”고 말했다.

이달초 병무청 관계자는 “검찰에서 편입취소 통보를 받고 6월26일께 싸이에게 ‘현역처분’ 고지를 했다”며 “싸이는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되기 전 현역 입영 대상자 판정을 받아 현역 입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싸이는 정보처리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2002년 12월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된 뒤 34개월간 근무하다 2005년 11월 소집해제됐다. 검찰은 최근 병역특례비리 수사를 벌인 결과 싸이가 비지정 업무에 종사하는 등 부실근무 사실이 드러났다며 병무청에 행청처분을 의뢰했다.

결국 싸이는 최근 병무청으로부터 현역 재입대를 통보받았으며, 오는 8월6일 입대일이 지정됐다.

아래는 싸이가 20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psypark.com)에 올린 글이다. 싸이의 미니홈피는 폐쇄된 상태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무서웠습니다. 감히 행정기관에 복종하지 않는다는 상상 조차 무서웠습니다. 목숨보다 소중한 제 콘서트의 절반, 형제들을 잃을까 봐 무서웠습니다. 죄를 짓지 않아도 죄인이 돼버리는 이 모든 일련의 상황들이 죽기보다 무서웠습니다. 이 대목에서 많은 분들 분노하시겠죠? 죄를 짓지 않았다니…

그렇습니다. 저는 죄인이 아닙니다. 병역비리범 혹은 기피범이 아닙니다.

-'작은 아버지가 돈으로 저를 부정 편입시켰다'는 검찰의 주장은 말 그대로 아직까지 주장일 뿐입니다.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재판부에서 정확히 가려 줄 것이라 믿습니다.

-'퇴근 후 공연을 했으니 다음날 피곤해서 근무를 부실하게 했을 것이다.'

이런 추측 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3년간 52회 공연, 즉 한 달에 한두번 노래 서너곡 불렀답니다. 노래 서너곡으로 다음날 근무에 지장을 받을 만큼 피곤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병역특례제도는 퇴근 후 영리활동이 허용됩니다.

-'기획과 테스팅은 해당 지정업무인 소프트웨어 개발이 아니다. 프로그래밍만이 개발이다.'

저는 3년간 기획과 테스팅을 하였습니다.(6월4일 검찰브리핑)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서적만 봐도 기획과 테스팅 역시 개발이라고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죄인이 아닙니다. 병역비리범 혹은 기피범이 아닙니다. 합법적으로 취득한 자격증으로, 합법적으로 병역특례 업체에 편입해, 9시간씩 3년 동안 출퇴근 시간 한번 안 어기고, 시키는 데로 성실히 근무하였으며, 철원에 위치한 6사단에서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사단장 표창까지 받으며 잘 마쳤고, 이에 3년간 관리감독 했던 서울지방 병무청으로부터 복무만료처분과 소집해제를 명 받았습니다.

병무청은 3년간 제가 회사에서 한 일도, 퇴근 후 음악활동을 한 것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이상무'라고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소집해제 시켜주셨겠지요.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가라니요...검찰에서 죄가 있다면 기소하고 입건했겠죠. 이러저러한 의혹이 있으니 적절한 처분을 하라고 병무청에 통보 한 겁니다.

3년간 제게 '이상무'라고 말했던 같은 곳에서 갑자기 '이상'이라고 다시 가라 그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누구보다 가장 큰 책임을 져야 담당 기관에서 그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당사자를 조사도 하기 전에, 의견을 들어보기도 전에 결론을 정해서 언론에 먼저 발표하는 국가 행정 기관의 앞선 행정 처리에 억누르고 있던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가족들의 상처를 덜어주고 싶었고, 벌써 몸도 잘 못 가누는 예비 쌍둥이 엄마의 눈물도 마르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응할 생각을 하니 무서웠습니다.

10월에 태어날 쌍둥이들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죄를 짓지 않고도 온 국민의 지탄을 받는 죄인이 된다면, 무서운 마음에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고 군대에 두 번 간다면 저는 떳떳할 수 없습니다.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저의 무고함을 밝혀서 쌍둥이 뿐만 아니라 온 세상 앞에 떳떳해지고 싶습니다. 외모지상주의 연예계에서 한번 살아보겠다고 죽도록 발버둥 쳐 겨우 여기까지 왔습니다. 부디 제게 힘을 주세요. 꼭 다시 무대에 올라 여러분이 '챔피언'이라고 울부짖고 싶습니다.

2007년 7월20일 말도많고 탈도많은 가수 싸이 올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