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스캔들’원작자 ·‘커피프린스1호점’ 작가 이선미씨
로맨스소설가 출신으로 방송가 새바람
“재미를 위해선 사각관계라도 만들 것”
“재미를 위해선 사각관계라도 만들 것”
7월 한달을 돌아보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안방극장의 뒷편에는 이선미 작가(36)가 있었다. 로맨스 소설 작가인 그는 지난 1일 막을 내린 한국방송 수목드라마 <경성스캔들>의 원작자(<경성애사>)이며, 문화방송 월화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는 원작자이면서 이정아라는 필명으로 이 드라마의 대본도 쓰고 있다. 방송가에 로맨스 드라마 바람을 몰고 온 이선미 작가를 서울 홍대앞에서 만났다.
독립운동가들의 ‘애사’를 상상하고 꽃미남들을 ‘왕자다방’에 모았던 그는 “로맨스를 위해 기꺼이 리얼리티를 희생하는 중증의 이야기 중독자”이다. 로맨스물의 제약과 정형화된 구조 속에서도 이 작가는 시대물과 판타지는 물론 근친애, 동성애처럼 장르와 사랑의 층위를 넘나들며 바지런한 시도를 해봤다. 1999년 신영미디어 공모전으로 등단한 뒤 8년 동안 로맨스 소설 20편을 내면서 소재나 배경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마음을 썼다고 한다.
물론 “1만명이 전체 시장을 움직이는 넓고도 얕은 로맨스 소설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기도 했다. “양날의 칼이에요. 로맨스 소설의 전형성이 독자들의 권태를 부추기기도 하지만 전형성이 빠지면 외면당하죠. 작품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데 <커피프린스…>는 로맨스 소설과 순수문학 사이에 있는 일본 대중소설 같은 느낌을 추구해봤던 소설이었어요.” 그러나 로맨스 소설은 작가의 자기만족이 큰 장르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캐릭터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과연 <경성애사>의 선우완이나 <커피프린스…>의 최한결 등 그의 남자 주인공은 작가의 취향을 반영하듯 강인하고 남자다운 인상이었다.
그런 그들이 드라마에서는 어김없이 가볍고 경쾌한 인물로 탈바꿈했다. 작품을 사수하는 원작자가 있지만 이 작가는 “여기서 더 나아질 수 있다면 뭘 해도 상관없다”며 감독의 칼질을 부추기는 원작자다. “강지환(선우완 역)씨는 소설보다 세련된 이미지였다면, 공유(최한결 역)씨는 영락없이 그 사람이었어요. 청년 같고 소년 같고 남자답고 까칠하고…. 계약서에 사인도 안했는데 이후 극본은 공유씨만 염두에 두고 쓰게 되더라고요.” <커피프린스…>는 그에게 그저 ‘소설을 말로 풀어내는 일’만은 아니었다. 지난 7일 방송된 12회에서는 은찬(윤은혜)이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된 한결(공유)이 다툼 끝에 정식으로 연인관계를 맺는 과정이 그려졌다. 원작에서는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이야기라 남은 4부는 온전히 드라마만의 창작분이다. “소설은 1권을 넘어가는 분량이 될 것 같아 급하게 끝맺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후반부에서는 주인공들의 연애가 무르익으면서 사랑의 여러 고비와 국면을 그립니다.” 소설에서는 한결이 갑자기 변하는 것처럼 나오지만 “드라마에서는 내재된 감성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바뀌는 과정이 나온다”고 한다.
원작자, 각색자의 역할을 해본 그에게 가장 몸에 맞는 옷은 무얼까? 이선미 작가는 <커피프린스…> 이후에는 아예 원작 없는 대본작업에 손대볼 계획이다. “드라마는 원작에는 없었던 멜로라인과 삼각, 사각관계를 만들면서 중독성을 퍼뜨리죠. 못마땅한 사람도 있겠지만 재미있는 멜로를 위해서라면 어떤 비판도 감수하겠어요. 결혼요? 읽던 이야기를 엎어두고 만나러 나갈 정도의 사람이 있어야지요.” 글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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