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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하루’가 스케이팅 훈련하듯 연기 배워요

등록 2009-06-29 13:44수정 2009-06-29 15:08

민효린
민효린
트리플 첫 주연 민효린
5년전, 노래에 재주가 있던 대구 소녀는 대구에서 서울까지 7개월을 ‘독하게’ 통학했다. “연습은 허락한다. 외박은 안 된다”는 아버지의 명을 어기지 않기위해서였다. 가만히 서있어도 입에서 단내가 난다는 가수 연습생 시절이었다.

활동 접고 1년간 스케이트 연습
피겨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 나

패턴처럼 나오는 연기력 걱정
게시판 보며 “뭔가 보여주겠다”

1년전, 결국 가수가 된 그 ‘독한’ 소녀는 “주연을 맡기고 싶다. 단 연기 연습은 안 된다”는 이윤정 피디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지난해 5월부터 오로지 스케이트만 타고 있다. “첫 주연을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보다 “봄이 올 때까지 원스핀(한번 도는 기술)만 해도 소원이 없겠다”는 말이 입에 붙을 정도로 얼음판을 달렸다. 동료의 스케이트 날이 몸을 스친 부상이 아물어가고, 결국 깔끔한 ‘원스핀’에 그럴싸한 ‘스파이럴(한쪽 다리를 들고 활주하는 기술)’을 덤으로 얻을 때쯤 그는 벼락처럼 브라운관에 섰다.

“점프만 빼놓고는 대역을 쓰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도저히 할 수 없는 동작들이 있더라구요.”

지난 24일 문화방송 수목드라마 <트리플>의 9부 촬영 현장, 촬영분으로는 중반을 넘어섰음에도 민효린은 아직도 피겨스케이팅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하이톤 섞여드는 불안정한 저음의 쉰 목소리에 ‘호’와 ‘하’의 중간 발음으로 연발하는 소년 같은 웃음 소리까지, 화면 속 이하루는 민효린 그대로다. “하루가 극 중에서 스케이팅을 배우듯 연기를 배우고 있어요. 걱정이 하나 늘었는데…. 연기가 자꾸 패턴처럼 나와서 걱정스러워요. 자연스러워야하는데…. 감독님이 늘 ‘민효린씨를 보고 싶어요’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자신의 진단처럼 그의 연기는 한 장면 안에서도 편차를 보인다. 보통 신인들이 회를 거듭하면서 나아지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연기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을 감안해주지 않는 눈높은 시청자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지만 진심인지 아닌지 모를 톤과 표정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한다.

“게시판을 꼼꼼히 들여다 보고 있어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속으로 꼭 뭔가 보여주겠다는 결심을 하죠.”


왕따를 당하는 장면에서 내보이는 헛헛하기도 쿨하기도한 묘한 웃음이 실제 민효린의 것임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그가 연기하는 극 중 인물인 하루는 늘어가는 스케이팅 실력만큼 의붓오빠 활(이정재)에 대한 감정도 커져만 간다. 여기에 오빠가 자신의 코치(이하나)와 부부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감정은 복잡·미묘해진다. 지금껏 닦아온 스케이팅 실력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시간이 다가오면서 연기 또한 난이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장면 한장면이 ‘트리플 점프’를 앞 둔 선수처럼 긴장되고 부담스러울만도 하지만 그는 여전히 당당하다. “일단 스케이트를 잘 타야한다”는 식으로 자신의 목표를 단순화시키는 것 외에도 그 당당함에 대한 답은 현장에 있었다. 대본을 민효린의 말투, 표정, 행동 등을 참고로 현장에서 수정하는 이윤정 피디의 배려와 기대다.

“‘네멋대로 해라’의 이나영, ‘8월의 크리스마스’의 심은하, ‘올드보이’의 강혜정 선배님같은….” 그가 그리는 10년 뒤의 모습, 독하다. 지금 스스로에게 준 숙제는 따로 있다. “당장 하나언니를 닮고 싶어요.”

진지하다.

“마니아적인 느낌, 자기만의 느낌이 있는 게 부럽고 좋아요. 신세대 스타 같은 느낌보다, 만들어지고 기획된 느낌보다, 저만의 독특한 색깔을 갖고 싶어요, 하나언니처럼요. 그 색깔 때문에 자유롭지 않은 측면도 있겠지만 제 색깔을 갖는게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생각이에요.”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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