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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포미닛의 낭중지추, 김현아

등록 2013-11-28 19:47수정 2014-11-28 14:07

포미닛(4minute)
포미닛(4minute)
이재익의 걸그룹 열전
포미닛(4minute)이라는 그룹명은 ‘4분 안에 당신을 사로잡겠다’는 뜻으로 지어졌다. 실제로 포미닛 노래 중에 4분이 넘는 것은 한 곡도 없으니 참 팀명에 충실한 그룹이라 하겠다.

보통 사람들에게 아이돌 멤버들 이름을 외우는 일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 이름을 외우는 일만큼 어렵다. 일단 멤버 수가 너무 많다. 요즘 대세라는 엑소 멤버들 12명 이름을 다 외우는 30대 이상 성인이 몇 퍼센트나 될까? 방송사 피디인 나도 다 외울 자신은 없다. 이 칼럼에서 다루기도 한 애프터스쿨 멤버 여덟 명 이름도 전부 외우긴 어렵다. 그런데 포미닛은 겨우 다섯 명인데 왜 멤버들 이름을 다 모를까? 오늘 칼럼의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걸그룹 포미닛은 2009년 6월18일 <엠넷>의 <엠카운트다운>에서 ‘핫 이슈’로 데뷔했다. 이미 데뷔 전부터 포미닛은 원더걸스의 원년 멤버 김현아가 속해 있는 그룹이라는 사실로 핫 이슈를 몰고 왔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다. 현아가 원더걸스를 탈퇴한 배경에 대해 이런저런 악성 루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2년생인 현아는 포미닛으로 컴백할 때도 여전히 미성년자였다. 어린 나이에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아는 더 당당하고 섹시해졌다.

포미닛은 순조로운 데뷔를 마쳤다. 두 번째 타이틀곡 ‘뮤직’도 <에스비에스(SBS) 인기가요>에서 데뷔 3개월 만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외국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다음부터가 좀 시원찮긴 했다. 이어 발표한 ‘아이 마이 미 마인’과 ‘거울아 거울아’ 등은 솔직히 노래도 별로였고 반응도 별로였다. 데뷔 때의 기세는 투애니원에게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는데 이러다 용두사미 걸그룹으로 맥이 빠져버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포미닛을 다시 한 번 핫 이슈로 만든 사람은 역시 김현아다. 현아는 같은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멤버 장현승과 최초의 혼성 유닛 ‘트러블 메이커’를 결성해 동명의 타이틀곡을 발표했는데 이 노래가 대박이 났다. 케이블 음악 방송에서 몇 주씩 1위를 지켰고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세 번째 미니앨범 <볼륨업>을 발표했지만 트러블 메이커 인기의 반도 따라가지 못했다. 심지어 현아의 솔로곡 ‘버블팝’의 인기에도 못 미쳤다.

여기서 포미닛의 한계가 엿보이는 듯했다. 공식적인 리더는 남지현이었고 나머지 멤버도 세 명이 더 있었지만 누구나 포미닛 하면 현아가 있는 걸그룹으로 인식했다. 나는 다른 멤버들을 탓하고 싶지 않다. 그만큼 김현아의 존재감이 크다는 사실의 방증이라고 본다. 어찌 보면 처음부터 김현아는 원더걸스라는 팀에 얌전히 담겨 있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주머니 속의 송곳은 삐져나오기 마련이라는,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여기까지만 쓰면 포미닛의 다른 멤버들에게 미안할 수 있다. 올해 4월26일 포미닛의 네 번째 미니앨범이 발매됐는데 타이틀곡 ‘이름이 뭐예요?’가 흔히 하는 말로 터졌다. 홈런으로 치면 역전 만루 홈런. 그동안 미미했던 그룹의 존재감을 단박에 쇄신했다. 노래도 안무도 끝내줬다. 누가 나에게 올해 가장 빛난 걸그룹을 꼽아 달라면 주저없이 상반기에는 포미닛, 하반기에는 크레용팝을 꼽겠다.

의외의 사실 하나. 포미닛은 한참 성숙한 선배 걸그룹, 크레용팝은 귀여운 신인 걸그룹 소녀들 같지만 김현아는 크레용팝의 어떤 멤버들보다 어리다. 김현아도, 포미닛도 아직 갈 길이 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 이슈인 당신들을 계속 지켜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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