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개봉 첫날 관객 12만명으로 가볍게 선두에 올라
예매율도 압도적 1위…평점도 다시 오르기 시작
예매율도 압도적 1위…평점도 다시 오르기 시작
개봉 전부터 전례 없는 화제와 논란이 동시에 일었던 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이 뚜껑을 열었다.
애초 예정된 개봉일보다 하루 앞선 18일 ‘전야 개봉’ 형태로 상영에 나선 <변호인>은 이날 하루 관객 11만9966명을 끌어모으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에 앞서 열린 전국 규모 시사회 관객을 더한 누적 관객수는 14만11명이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한주 앞서 개봉한 전도연, 고수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과 할리우드 대작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등 경쟁작들을 5만여명 안팎의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렸다. 특히 이날 <변호인>은 오후 5시부터 반나절 동안 591개관에서 1604회 상영됐는데, 경쟁작들보다 100여개관, 800여회나 적은 상영 횟수에도 가볍게 선두로 올라섰다.
<변호인>은 전두환 정권시절이던 1981년 당시 부산의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 사건’을 통해 인권변호사로 거듭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삼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영화 개봉 전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 평점에 2만7000여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극우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저장소’ 누리꾼들이 최하 평점을 주는 ‘별점(평점) 테러’를 가해 평점이 10점 만점에 3점대에 머물러 또다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일베 누리꾼들이 “변호인 평점을 5.18로 맞추자”, “변호인 평점 5점대로 올라가잖아…이건 직무유기”라는 등의 글을 게시한 바 있다.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에 정치적 논란이 벌어진 데 대해 양우석 감독이 “논란이 많은 줄 알고 있지만 정치적 의미로 만든 게 아니다. ‘별점 테러’도 다양한 의견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영화를 본 뒤 평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인공 ‘송우석 역할을 맡은 배우 송강호도 “특정인을 미화하거나 헌정하는 작품이라면 영화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상식적인 세상을 위해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우리 주변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것인 만큼 오해와 편견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영화를 본 뒤 평가를 내려달라는 부탁을 여러차례 했을 정도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과 동시에 흥행 1위에 오르자 누리꾼들 사이에는 “평점 테러가 재미와 완성도를 갖춘 영화의 흥행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개봉 뒤 하룻만에 1만1000여명이 평점 매기기에 새로 참여하면서 평점도 서서히 상승하고 있다.
<변호인>은 예매율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개봉 첫 주말 어느 정도 흥행을 기록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 전산망’을 보면, <변호인>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실시간 예매 관객으로만 10만6000명(예매 점유율 38.4%)을 기록했다. 2위 <호빗-스마우그의 폐허>(4만1000명)를 갑절 이상 앞선 수치다. 영화예매 사이트 ‘예스 24’가 내놓은 첫 일주일 예매 관객 추이에서도 <변호인>은 39.8%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남녀 예매 비율에서 ‘48대 52’로 성별에 관계없이 두루 인기를 얻는 것도 흥행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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