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악동뮤지션의 ‘라면인건가’, 이게 작곡인건가

등록 2013-06-26 18:33수정 2013-10-28 14:12

기타 배운 지도 두세 달, 악보 볼줄도 모르지만
코드 딱 5개로 멋진 곡 가능한 ‘음악 민주주의’
올해 SBS 케이팝스타에서 우승을 차지한 악동 뮤지션(위 사진)에 대해 쓴 기사들을 보니, 기타를 맡고 있는 이찬혁군은 기타를 배운지 2~3개월밖에 안되고 악보도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여러 곡들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기타 코드 몇가지만 알고 어느정도 손에 익히면 그리 어렵지 않게 작곡을 할 수 있습니다.

펑크록 정신만 있으면 되는 것이죠.코드 몇개만으로도 누구나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구현한 펑크로커들의 ‘음악 민주주의’는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유효한 명제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쉽고 간편한 음악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태블릿 피시와 스마트폰 앱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더 쉽게 작곡을 할수 있습니다.심지어 기타 코드를 손가락으로 제대로 짚지 못하는 사람들도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기타 사운드를 즐기며 작곡을 할수 있죠.

그럼 악동뮤지션의 노래 <라면인건가>를 한번 살펴볼까요?

 http://www.youtube.com/watch?v=4VVJX6FiN1Q

발랄하고 재치있는 가사와 리듬의 이 멋진, 얼핏 들으면 조금 어렵게 들릴수도 있는 이 노래는 그러나 매우 쉬운 기타 코드 딱 다섯가지만 가지고 만든 노래입니다.G7, F#7 , Bm , Am , D7가 그 다섯개 코드이죠.

위의 후렴구를 비롯해 곡에 쓰인 모든 코드가 딱 다섯개뿐입니다.코드가 다섯개뿐이란 말은 노래를 만들기 위해 코드를 손에 익혀야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말과 동의어입니다.간단한 코드를 사용해도 좋은 리듬과 노래 구성이 잘 이뤄지면 아주 훌륭한 곡이 될 수 있습니다.

크라잉넛
크라잉넛

예를들면 우리나라 펑크밴드의 전설 크라잉넛(위 사진)의 <말달리자>는 C, Am, F, G 얼터너티브록의 전설인 너바나의 명곡 도 F5, Bm5, Am5, Dm5 네가지 코드로만 이뤄져 있죠.

 

http://www.youtube.com/watch?v=9jTOtvExJuA 크라잉넛 '말달리자'

http://www.youtube.com/watch?v=Tc30rBDWRug Nirvana - Smells Like Teen Spirit [With Lyrics] [Full HD 1080p]

http://www.youtube.com/watch?v=hTWKbfoikeg 뮤직비디오 Smells Like Teen Spirit

 

너바나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릿' 유튜브 화면 갈무리
너바나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릿' 유튜브 화면 갈무리

중요한건 얼마나 많은 코드를 잘 알고 얼마나 다양하게 많이 쓰느냐가 아니라, 단순한 코드로도 자기의 개성을 얼마나 많이 드러내느냐 하는 데 있는 것입니다.

그럼 악동뮤지션의 <라면인건가> 후렴구에 쓰인 G, F#7 , Bm , Am , D7 이 다섯가지 코드를 리듬과 구성만 달리해서 다른 노래를 짧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노래는 개러지밴드라는 아이폰 아이패드 앱을 사용해 만듭니다.구입비용은 5달러 가량, 한국 돈으로 6천원정도가 들었구요.일부러 이 앱을 사용하기 위해서 중고 아이패드를 27만원 정도에 인터넷 장터에서 구입했습니다.작곡을 하기 위해선 어차피 기타 한대 정도는 사야하는데, 기타 한대 사는 비용에 조금 더 투자를 하니 기타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드럼, 건반, 베이스, 스트링, 전자음을 내고 녹음하고 편집할 수 있는 시퀀싱 기능까지 포함된 미니 스튜디오 환경이 갖춰졌습니다. 물론 앞으로 다른 많은 앱들을 사용해서 작곡을 할 것이지만 일단 앱으로 처음 작곡하시는 분들에겐 이 직관적으로 작곡하기 쉽게 만든 개러지밴드 앱이 가장 적절할것 같아 이 앱 위주로 작곡을 함께 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영상을 잘 보시고 여러분들도 리듬과 노래 구성을 달리해서 자신만의 노래를 만들어 보세요.초보자분들의 경우 리듬을 다르게 만드실때는 박자를 4/4박자로 하시면 더 쉽게 작곡하실수 있습니다.무슨 뜻이냐면 기타를 코드별로 터치하실때 ♩♩♩♩(딴 딴 딴 딴) 네번 터치하시거나♩♪♪♩♪♪(딴 따따 딴 따따) 여섯번 터치하시거나 해서 한마디안에 4박이 들어가게 하시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해를 쉽게하기 위해서 템포와 박자 리듬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템포’는 음악작품의 맥박입니다. 우리가 음악에 맞춰 발을 구르는 일정한 속도로서 보통 빠르기는 100 정도입니다. 100에서 90, 80으로 내려가면 느려지고 110, 120으로 가면 빨라집니다. ♩=138 , ♩=110처럼 같은 4분 음표라도 다른 템포로 연주해야 합니다.

‘박자’는 발을 구를 때 힘을 주어 강조하는 주기입니다. 왈츠는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처럼 셋으로 묶인 그룹의 처음을 강조하고, 록음악은 ‘하나’ 둘 셋 넷 처럼 넷으로 묶인 그룹의 첫 박을 강조합니다.

‘리듬’은 특정 시간 동안 짧은 음과 긴 음이 서로 어우러지는 유형입니다.베토벤 운명 교향곡 처음에서는 ‘따다다 다아’하며 세개의 짧은 음과 하나의 긴 음이 모여 리듬을 이룹니다. 빠르게 연주하던 느리게 연주하던 ‘따다다 다아’하는 리듬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 <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 존 파웰 지음/ 장호연 옮김, 출판사 뮤진트리 2012년 참조)

일단 <라면인건가>와 코드는 같되 주법과 마디수는 다르게 해서 두개의 곡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우선 개러지밴드에서 기타 코드를 설정하는 방법을 아래 동영상에서 살펴보시죠.

http://cafe.naver.com/appsong/4

 

그 다음엔 제가 시험삼아 만들어본 기타주법을 담은 동영상과 거기에 드럼과 보컬을 추가한 동영상을 보시겠습니다.

http://cafe.naver.com/appsong/5

http://cafe.naver.com/appsong/29

아래는 일렉기타로 주법을 바꿔본 동영상과 드럼과 보컬을 추가해 만든 노래의 동영상입니다.

http://cafe.naver.com/appsong/7

http://cafe.naver.com/appsong/8

위 노래들은 모두 다 악동뮤지션의 <라면인건가>와 같은 코드를 사용했지만 다른 기타 주법과 리듬 멜로디를 써서 다른 느낌의 곡을 만든 것입니다

주법은 곡의 리듬과 직결되고 리듬은 작곡자의 감정상태, 심장박동과 연결됩니다. 자신의 지금 기분과 딱 맞는 리듬주법을 여러차례 테스트 해보신뒤 녹음해보세요 그리고 그 위에서 보컬 멜로디를 뛰놀게 해보시면 같은 코드 진행이라도 상당히 다른 느낌의 노래가 만들어지는걸 확인할수 있으실겁니다.

먼저 리듬이 어느정도 완성되면 드럼을 같이 입히고 그 위에 보컬을 녹음합니다.드럼을 입히는 방법은 다음번에 설명드리겠습니다.그리고 보컬 녹음은 이번엔 일부러 엉성하게 녹음해 두고 다음에 가사까지 써서 다시 녹음하는 과정을 날 것 그대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이뤄지는 과정을 통해 곡이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아야 위축감 없이 손쉽게 작곡에 다가갈 수 있기때문이죠...저도 처음엔 작곡이란 것이 처음서부터 음정 박자 딱딱 한번에 맞춰서 완성하는 것인줄 알고 그게 잘 안되는 제 모습에 자학하며 쉽게 포기하곤 했습니다.하지만, 실제 작곡가들의 작업 과정을 보고난 뒤엔 ‘다들 나와 똑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안도감이라는 이름의 강력한 용기를 얻어 작사 작곡은 물론 내친김에 음반까지 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오늘 보신것과 같이, 자기만의 기타 주법으로 리듬을 만드는 것을 첫걸음으로 해서 앞으로 자기자신만의 작곡세상을 활짝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