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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조용필도 모르는 조용필처럼 바운스 바운스

등록 2013-11-27 14:48수정 2013-11-27 14:49

발라드, 트로트에서 디스코, 록까지 변신 변신
끝없는 실험과 도전으로 ‘과학적 음악 예술가’

아마도 올해 마지막이 될듯한 가을비가 거리를 적시는 밤, 비 맞는 가로등 한쪽을 보니 조용필 전국 콘서트를 알리는 붙임막이 걸려있더군요.

올해 5월31일 서울공연부터 시작된 그의 전국 순회 콘서트는 12월21일 예정된 마지막 대구 공연에 이르기까지 7월과 8월을 제외하고 매달 3~4차례씩 강행군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환갑을 넘어선 나이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열정에 걸맞게 팬들도 현실세계에선 물론 앱세상에서 뜨겁게 반응을 하고 있더군요.(아래 구글 플레이 앱 캡쳐화면 참조)

생각난 김에 그의 <헬로> 앨범이 발매되던 때 써두었다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게재가 지연됐던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환갑 넘은 나이에 달마다 3~4차례 전국 순회 콘서트

조용필은 전혀 새로운 음악을 하고싶어 목소리의 바이브레이션을 줄이는 등 창법을 바꾸고 작곡도 외국 작곡가에게 맡겼습니다. 가사도 거기에 맞춰 몇 번이고 고쳐썼습니다. 마스터링도 수없이 다시 했습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무려 1년 넘게 끊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헬로 앨범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듣는 이에 따라 이번 음악은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올 수 있겠지만, 그의 음악정신에 대한 평가는 단 하나밖에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건 바로 그가 진정한 대중적 실험 예술가라는 평가입니다.

문학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러시아형식주의자들이 말했던 예술창작의 본질적 기법인 <낯설게 하기>가 조용필에게는 뼛속 조혈모세포에까지 녹아들어 있는 것입니다. (혹시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이 말하는 낯설게 하기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1991년 이화여대출판부에서 출간한 <러시아 형식주의>(츠베탕 토도로프 편, 김치수 역)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굳이 안보셔도 앱으로 작곡을 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긴 합니다)

‘한오백년’ ‘허공’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친구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등 발라드, 트로트에서 디스코, 록까지 거의 전 장르에 걸친 그의 음악 이력이 그의 정신을 잘 보여줍니다

과학이 관찰과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물질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고 보여준다면, 음악과 예술 또한 감성과 지각의 성찰과 실험을 통해 감각의 새로운 형태를 밝혀줍니다. “너는 누구냐”고 묻는 영화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의 대사가 생각날 정도로 조용필은 자기의 음악세계를 자신조차 낯설게 느껴질 만큼 바꾸고 변화시켜온 것이죠.

그런 점에서 끝없는 실험과 도전을 통해 계속 자기 자신의 음악을 변모시켜온 조용필은 과학적 음악 예술가로 평가되어도 좋을 것입니다

짧은 실험이지만 성공하니까 ‘조용필 키드’가 된 둣

일반 사람들도 기타나 피아노 사운드와 멜로디 리듬을 실험하여 좋은 결과물들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기타의 6개 현을 두드려보거나 톡톡 쳐보거나 뜯어보거나 하면서 색다른 소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피아노 건반을 손가락 닿는대로 만져보다가 가슴에 와닿는 멜로디를 길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또 볼펜으로 책상을 긁거나 두드리다가 훌륭한 퍼커션 리듬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미 헨드릭스처럼 전자기타와 앰프 등에 전기적 조작을 가해 wah-wah 같은 사운드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피드백 사운드 주법 등도 마찬가지이죠. 아래는 wah-wah 사운드에 대한 동영상들이니 참고하세요)

http://www.youtube.com/watch?v=bYvYJXdCJi8 (기타 디스토션 페달, 일명 꾹꾹이를 사용해 wah-wah 사운드를 만드는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0jf_L5-2qI0 (지미 헨드릭스 wah-wah 사운드 연주 동영상)

위와같은 다양한 시도들로 일종의 일상 속 사운드 실험과학자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스마트폰과 태블릿 앱으로도 여러 악기들의 리듬 멜로디 사운드 실험을 할 수가 있습니다.

다음은 개러지밴드 앱을 통해 조용필의 바운스 중 주요 리듬과 비슷한 리프를 만들어서 다른 느낌의 노래를 만들어 본 것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_uYx13TPm-A (조용필의 바운스)

조용필의 바운스 첫 부분에 나오는 피아노 루프를 아래 동영상에선 비슷한 멜로디의 기타 루프(반복되는 멜로디나 리듬)로 만들었습니다. 개러지 밴드의 스마트기타를 선택하여 왼손으로 기타 현을 뮤트 시키고 오른쪽 손으로 코드음을 눌러서 소리를 내는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묘하게도 국악 느낌이 나더군요. 짧은 실험이지만 성공하니까 ‘조용필 키드’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http://cafe.naver.com/appsong/11 (조용필처럼 기타 파트)

http://cafe.naver.com/appsong/10 (조용필처럼 전체 파트)

 김형찬기자 c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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