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끝이 났지만, 그 인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을 넘어 중국에서 한류의 제2 전성기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죠.
중국 권력 서열 6위 왕치산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별그대’를 콕 찍어 칭찬하는가 하면, 사회적으로도 신드롬이 일어나면서 한국 브랜드 치킨집과 떡볶이, 삼겹살집 등에 손님이 긴 줄을 서고 있답니다. 가전제품 매장의 TV와 노트북 화면에는 온통 ‘별그대’ 영상이 가득 차 있구요. 드라마 속 주인공 도민준의 성씨를 놓고도 중국에서 한반도로 건너간 성씨라며 그냥 실없이 웃어넘길 만한 얘기들을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쏟아내고 있기도 하다네요.
그렇게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는 도민준은 ‘KMT 184.05’로 이름 붙여진 별에서 지구로 왔다고 합니다. 우주의 모든 별들이 고유의 주파수로 노래를 부르듯, 가상의 별 ‘KMT 184.05’에서 온 도민준 역을 맡은 ‘별 중의 별’ 김수현씨도 ‘너의 집 앞’이라는 드라마 삽입곡을 직접 불렀습니다.
나사에서 공개한 아래의 별 소리들은 별들의 자기장에서 발생하는 파동들을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변환한 것이라고 합니다.
목성 소리 http://www.youtube.com/watch?v=e3fqE01YYWs
지구 소리 http://www.youtube.com/watch?v=NhAXIjJ56xE
별들의 소리 http://www.youtube.com/watch?v=ToXaNUjNfS4
금성의 소리 http://www.youtube.com/watch?v=w8hb6332mjE
또 영국 일간지인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물리학 박사이자 교육연구 공동체를 위한 범유럽 데이터 네트워크
의 음악 매니저 도메니코 비시낸자(Domenico Vicinanza)가 1977년부터 보이저 1호와 2호가 관측한 37년 동안의 우주 신호를 각각 멜로디로 바꿔봤다고 하네요. 우주 입자의 개수가 많으면 높은 음, 적으면 낮은 음을 그려 피아노 이중주 악보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7l8cm52qUDE
도민준의 별인 ‘KMT 184.05’은 드라마에서 임의로 이름 지은 가상의 별이기 때문에 그 소리를 직접 들을 수는 없지만, 김수현씨가 부른 ‘너의 집 앞’만큼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있지 않을까 한번 상상해봅니다
김수현씨의 중고음이 매력적인 ‘너의 집앞’은 G키(사장조)의 노래인데요, G키에선 기본적으로 아래 개러지밴드 화면에서 보시는 것과 같은 G,Am, Bm, C, D, Em, F, F#dim 과 같은 코드들이 쓰여집니다.
그 코드들을, 별들의 궤도처럼 일정하게 진행하여 ‘너의 집 앞’ 반주를 완성할 수가 있습니다. 그 기본적인 코드 진행의 하나가 바로 I-IV-V-I 진행인데요, G키를 예로 들면 G-C-D로 이어가는 진행입니다. (G-A-B-C-D-E-F에서 I이 첫번째 G코드, IV가 네번째 C코드, V가 다섯번째 D코드) C키를 예로 들면 C-F-G로 이어가는 진행이 되겠지요.(C-D-E-F-G-A-B에서 I이 첫번째 C코드, IV가 네번째 F코드, V가 다섯번째 V코드) I-V-I이나 I-VI-I의 코드 진행도 가능합니다.
G키를 개러지밴드에서 설정하는 방법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그럼 ‘너의 집 앞’ 중요 멜로디 ‘싸비’ 부분의 코드를 아래 그림에서 보시면서 확인해보시죠.
(G코드와 D코드 그리고 C코드 중간중간에 들어간 Am이나, Bm, Em의 코드들은 I도인 G코드와 IV도인 C코드들을 대신해서 들어간 대리코드들인데요. 대리코드는 코드의 지루한 반복을 피하기 위해 자주 쓰여집니다. 대리코드에 대한 부분은 다음시간에 더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은 이렇게 말했죠. “인생은 인간이 철들만큼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다.”
그의 말을 다음과 같이 바꿔봐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인생은 인간이 우주의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을 만큼,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다.”
우주 안의 모든 사물은 저마다의 주파수로 노래를 부르고 있고, 우리 곁에선 지금도 우리가 듣지 못한, 또 말하지 못한 사랑의 많은 말들이, 들려지길 또 말해지길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봅니다.
김형찬 기자 c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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