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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모짜르트 안에서 자신을 봤다

등록 2014-03-31 12:25수정 2014-03-31 12:32

아인슈타인 <2>
궁핍한 삶 살면서도 창조적 작업에 몰두한 그에게 동질감
음악가들 평 남기며 “직관적으로 통일성 파악 작품 좋아”
‘모짜르트 사장조 사중주‘-W.A. Mozart - Quartet in G major, K.156 - I. Presto ( https://www.youtube.com/watch?v=_AX94BXDUIA)
‘모짜르트 사장조 사중주‘-W.A. Mozart - Quartet in G major, K.156 - I. Presto ( https://www.youtube.com/watch?v=_AX94BXDUIA)

아인슈타인은 “내가 만약 물리학자가 아니었다면, 아마 음악가가 되었을 거야. 나는 종종 음악 속에서 생각하고 음악속 백일몽에서 살곤 하지. 난 음악의 관점에서 내 삶을 바라봐”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Calaprice, Alice. (Ed.). (2000). The Expanded Quotable Einstein. Princeton, N. J.:Princeton University Press.)

그는 음악가들에 대한 자기 나름의 짧은 평들을 남기기도 했죠. 헬렌 듀카스와 배너쉬 호프만이 편집해 1981년 프린스턴 대학 출판사에서 펴낸 ‘앨버트 아인슈타인: 인간적 면모’라는 책 76~77쪽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들이 있습니다.(책 사진 “Albert Einstein: The Human Side” (1981) p.76-7, edited by Helen Dukas and Banesh Hoffman, Princeton University Press. ISBN 0691023689)

질문 항목지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답변들인데 질문지 자체는 없어졌지만 답변 자체는 1939년 아인슈타인이 종이에 적은 것이라고 합니다.

(1) 바흐, 모짜르트, 그리고 옛날 이탈리아와 영국의 작곡가들을 좋아한다. 슈베르트도 좋지만 베토벤은 그들에 비해 조금 덜하다.

(1) Bach, Mozart, and some old Italian and English composers are my

favorites in music. Beethoven considerably less -- but certainly

Schubert.

(2) 바흐와 모짜르트 중 누가 더 내게 의미 있는지 말하기는 불가능하다. 난 음악에서 논리를 추구하진 않는다. 난 음악 전체에 대해 상당히 직관적이다. 음악 이론은 모른다. 난 직관적으로 그 내부의 통일성을 파악할 수 없는 작품은 좋아하지 않는다.

(2) It is impossible for me to say whether Bach or Mozart means more to

me. In music I do not look for logic. I am quite intuitive on the whole

and know no theories. I never like a work if I cannot intuitively grasp

its inner unity (architecture).

(3) 난 항상 헨델이 훌륭하고 심지어 완벽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에게 어떤 종류의 피상적인 점도 느낀다. 베토벤은 너무 개인적이고 내게 너무 드라마틱 하다.

(3) I always feel that Handel is good -- even perfect -- but that he

has a certain shallowness. Beethoven is for me too dramatic and too

personal.

(4) 슈베르트는 감정을 표현하는 최상의 능력 때문에 좋아한다. 멜로디를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가졌다. 하지만 그의 다른 대작들에서는 구성적 매력이 부족해 몰입에 방해를 받는다

(4) Schubert is one of my favorites because of his superlative ability

to express emotion and his enormous powers of melodic invention. But in

his larger works I am disturbed by a certain lack of architectonics

[German: “Architektonik”].

(5) 슈만의 소품들은 독창성과 감정이 풍부해서 매우 매혹적이다. 하지만 커다란 형식미가 부족한 점은 좀 아쉽다. 멘델스존은 상당한 재능이 있지만 종종 식상함을 주는 규정하기 힘든 피상성이 있다.

(5) Schumann is attractive to me in his smaller works because of their

originality and richness of feeling, but his lack of formal greatness

prevents my full enjoyment. In Mendelssohn I perceive considerable

talent but an indefinable lack of depth that often leads to banality.

(6 )브람스의 독일가곡과 실내악들에는 아주 중요한 구조미가 있다. 하지만 그의 대부분의 다른 작품들에서는 속깊은 호소력을 느끼지 못한다. 왜 그렇게 작곡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6) I find a few lieder and chamber works by Brahms truly signficant,

also in their structure. But most of his works have for me no inner

persuasiveness. I do not understand why it was necessary to write them.

(7) 바그너의 독창성을 존경한다. 하지만 데카당스로서의 구조미가 결핍돼 있다. 거기에 더해 그의 음악적인 개성은 내겐 형언할 수 없이 너무 공격적이어서, 그의 작품 대부분을 들을때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7) I admire Wagner‘s inventiveness, but I see his lack of

architectural structure as decadence. Moreover, to me his musical

personality is indescribably offensive so that for the most part I can

listen to him only with disgust.

(8)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축복받았다. 하지만 내부의 진실성이 없이 외부 효과에만 관심이 있다. 내가 일반적인 근대음악에 애정이 없다고 얘기할 순 없다. 드뷔시는 섬세한 색채를 가지고 있지만 구조미가 부족하다. 난 그런 종류에 대해선 열광하지 못한다.

(8) I feel that [Richard] Strauss is gifted, but without inner truth

and concerned only with outside effects. I cannot say that I care

nothing for modern music in general. I feel that Debussy is delicately

colorful but shows a poverty of structure. I cannot work up great

enthusiasm for something of that sort.

위의 글들에서처럼 아인슈타인은 음악가들 중에서 모짜르트와 바흐를 좋아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모짜르트에 대한 사랑은 더 각별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모짜르트의 작품들은 너무나 완전해서 거장에 의해 발견되길 기다리며 이미 우주 안에서 존재하고 있던 것처럼 보인다”(Mozart’s “was so pure that it seemed to have been ever-present in the universe, waiting to be discovered by the master.”)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모짜르트에 매혹돼 있으면서, 모짜르트의 창조적 작업 과정과 개인사에 대해 동질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는 궁핍하고 힘들었던 시기에도 위대한 작품들을 계속해서 작곡했던 모짜르트의 능력을 강조했죠. 아인슈타인 자신은 상대성 이론을 창안했던 1905년 비좁아 터진 아파트에서 돈 문제에 시달리며 힘든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모짜르트가 섬세한 구조의 작품으로 낭만주의 음악시대의 밑돌을 깐 것처럼,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통해 고전물리학을 완결 짓고 양자역학의 길을 새로 만들었으니, 아인슈타인이 모짜르트와 동질감을 느낀 것은 어쩌고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뉴욕 타임즈2006년 1월31일자 과학 섹션 참조. http://www.nytimes.com/2006/01/31/science/31essa.html)

아래는 아인슈타인과 관련해 만들어진 많은 안드로이드 앱중에서, 아인슈타인인의 물리학과 철학 등 기타 학문들에 대한 얘기를 담은 기사들을 소개하는 ‘EinsteinApp’ 입니다

위 오른쪽 사진 맨 밑에 보이는 “왜 아인슈타인은 뮤지컬 코미디를 사각형처럼 나뉜 것과 같다고 했나? (Why Einstein equals musical comedy squared?) 항목을 꾹 하고 누르고 싶어지는 군요.

김형찬기자 chan@hani.co.kr

http://plug.hani.co.kr/appsong/1694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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