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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음악은 몸과 마음 아픈 환자에 ‘명약’

등록 2014-04-21 19:34수정 2014-04-21 19:34

아인슈타인<5>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 ‘러브 미 텐더’ 효과 확인
우울증에도 ‘명약’…심장 수술 뒤에도 안정감 높여
엘비스 프레슬리( Elvis Presley)의 ‘러브미 텐더’( Love Me Tender)    (https://www.youtube.com/watch?v=76We6yBnIKE)
엘비스 프레슬리( Elvis Presley)의 ‘러브미 텐더’( Love Me Tender) (https://www.youtube.com/watch?v=76We6yBnIKE)

아인슈타인 자신이 스스로 우주의 원리를 밝히는 데 있어 모짜르트 음악이 직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한 바 있죠.

그런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창안에 영향을 끼친 모짜르트나 바흐 같은 클래식 음악 외에 현대 대중음악들도 사람에게 중요한 역할을 끼친다는 사실이 과학적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유타 대학의 신경유전학자 줄리 코렌버그 (Julie Korenberg)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 ‘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감정반응 실험을 했습니다. 1만 명에 한 명 꼴로 나타나는 중간 정도의 지체 장애로서 7번째 염색체의 유전자 누락으로 발생하며 평균 아이큐가 50정도로 가족에 의존해야 생활이 가능한 윌리엄스 증후군을 가진 여성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었더니 얼굴 등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감정 변화도 나타나지 않더랍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호르몬 반응을 살펴보니 그 여성의 핏 속에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옥시토신은 포유류의 생식과 사회 적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고, 바소프레신은 뇌하수체 후엽 호르몬의 하나로 항이뇨작용, 혈압상승 촉진작용이 있습니다. 옥시토신(oxytocin)은 그리스어로 ‘빠른 출산’이라는 뜻인데요, 자궁의 근육을 수축시키고 젖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이어서 출산 때 다량으로 분비된다고 합니다. 또 성행위의 절정인 오르가즘 때 분비되어 기분을 좋게 해주는 호르몬으로, 함께 오르가즘을 느낀 사람들에게 옥시토신이 분비되면 서로 강한 애착을 가지게 되어 사회적 유대감으로 확장되게 된다고 합니다.

음악 신경과학 연구로 유명한 캐나다 맥길 대학의 저명한 심리학자 대니얼 레비틴(Daniel Levitin)과 동료들은 우울증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에는 항우울제를 주고 다른 한쪽에는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음악을 들은 환자들이 우울증도 완화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증가하는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도 적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긴 하지만 적은 비용에다가 듣기만 하면 되는 쉬운 방법으로 부작용 없이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음악의 효능에 대해 알게 된 고무적인 연구결과라는 평가입니다. 또 음악을 듣는 것은 세균과 박테리아와 싸우는 세포는 물론 A-면역단백질( 면역항체)의 활성화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니얼 레비틴은 또 ‘6개 노래 속의 세상’(the world in six songs)이라는 책에서 음악을 연주하면 도파민 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음악이 도파민 수치를 높여 기분을 고양시키고 면역계를 증강시킨다는 것이죠.

윌리엄 보이스 (William Boyce 1711 - 1779)  나단조 합주협주곡 (Concerto Grosso in B minor) (https://www.youtube.com/watch?v=RDRsFDSgzR)
윌리엄 보이스 (William Boyce 1711 - 1779) 나단조 합주협주곡 (Concerto Grosso in B minor) (https://www.youtube.com/watch?v=RDRsFDSgzR)

윌리엄 보이스의  ‘교향곡 1번’ (Sinfonia #1) (https://www.youtube.com/watch?v=dlr6XBz5Q2U)
윌리엄 보이스의 ‘교향곡 1번’ (Sinfonia #1) (https://www.youtube.com/watch?v=dlr6XBz5Q2U)

윌리엄 보이스 라장조 서곡 4번 (Overture 4 in D) (https://www.youtube.com/watch?v=BXiHTJ5Ncog)
윌리엄 보이스 라장조 서곡 4번 (Overture 4 in D) (https://www.youtube.com/watch?v=BXiHTJ5Ncog)

스탠포드 의대 박사후 과정 연구원인 대니얼 아브람스(Daniel Abrams)는 fMRI(기능성 자기 공명영상장치) 속에 음악교육을 안 받았거나 적게 받은 17명의 서로 다른 개인 특성을 가진 실험 참여자들을 들어가게 하여, 후기 바로크 음악가 윌리엄 보이스(William Boyce)의 4개 교향악을 들려줬습니다. 그러자 개인적 차이를 가진 그들 뇌의 주요 영역이 동조화 되는 현상과 함께 비슷한 뇌 움직임 패턴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뇌의 영역들은 행동, 집중, 계획, 기억에 관련된 부분들이었는데, 단순히 소리를 듣는다는 1차적 반응을 넘어서는 고차원적 동조화 반응이라고 합니다.

또 스웨덴 외레브로(Orebro) 대학병원 흉부외과와 보건대학 건강관리과학 센터에서도 음악이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습니다.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 40명을 20명씩 2개 그룹으로 나눠 한 쪽 그룹은 그냥 침대에 누워 쉬게 하고, 다른 쪽 그룹은 누워 쉬는 동안 차분한 음악을 듣게해 주었더니 음악을 들려주지 않은 쪽에 비해 S옥시토신 호르몬 수치가 상당히 유의미한 차이로 많이 분비되었다고 하네요. S옥시토신은 주사하였을 경우 임신 말기와 출산전 출혈 단계에서 강력하고 규칙적이며 효과적인 자궁 근육의 수축을 유도 합니다. 물론 위 연구에서 음악을 들은 환자들은 더 안정감을 느꼈다고 하네요. 음악이 사람에게 심리학적 생리학적 영향을 끼친다는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증거인 것이죠.

김형찬 기자 chan@hani.co.kr

http://plug.hani.co.kr/appsong/172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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