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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앵무새, 싸이 노래 맞춰 ‘춤꾼 스타일’

등록 2014-06-10 10:58수정 2014-06-10 10:59

음악 비트에 따라 리듬 타며 ‘들썩 들썩’
한 번도 훈련 받지 않아도 천부적 재능

싸이의 ‘강남스타일’ 리듬에에 맞춰 춤추는 호주산 앵무새 ‘스티비’ 동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c2lHtvKSxTc
싸이의 ‘강남스타일’ 리듬에에 맞춰 춤추는 호주산 앵무새 ‘스티비’ 동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c2lHtvKSxTc

찰스 다윈은 “삶을 다시 산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규칙적으로 시를 읽고 음악을 들을 것이다”고 말했죠.( If I had my life to live over again, I would have made a rule to read some poetry and listen to some music at least once every week.”- Charles Darwin, The Autobiography of Charles Darwin, 1809?82)

굳이 시와 음악이 아니더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다윈처럼 주기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거나, 하려고 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달이 지구 주위를 돌며 년, 월, 주, 일과 계절, 낮, 밤이라는 시간의 주기에 맞춰 인류가 진화해 왔기 때문이죠.

흐르는 시간 속에서 조직된 음들로 이뤄지는 음악에도 당연히 리듬과 박자와 같은 주기가 있어서, 음과 음 사이의 일정한 거리 주기인 리듬이 보사노바에서 레게로 바뀐다거나, 4/4박자가 3/4박자로 바뀐다거나 하면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금방 알아채버리곤 하는 것입니다.

자료 출처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Auditory_Cortex_Frequency_Mapping.svg
자료 출처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Auditory_Cortex_Frequency_Mapping.svg

외부에서 발생한 음악 소리의 파장은 사람 귀의 고막과 뼈에 진동을 일으키고 이 진동은 달팽이관의 청각신경인 유모세포에 의해 신경신호로 바뀝니다, 이 신경신호는 달팽이핵, 올리브핵, 내측슬상핵을 거쳐 귀 안쪽 측두엽에 있는 일차, 이차 청각피질에 도달하게 되고 저주파수의 소리는 일차 청각피질에서, 고주파의 소리는 청각피질 가운데와 뒷쪽에서 처리됩니다.

위 그래픽에서 보시면 왼쪽 그림의 청각피질 (Auditory Cortex) 부분에 달팽이관(cochlea)이 위치하고 있고 오른쪽 그림에서 달팽이관의 꼭대기 부분에서 0.5kHz의 소리가, 달팽이관의 아랫부분에서 16kHz의 소리가 처리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리듬과 박자, 선율을 인지한 인간은 그에 맞춰 콧노래를 흥얼거리거나,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박자를 따라 발가락을 까딱거리거나 하는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이죠.

박(자)가 규칙적으로 들려오면 기저핵(Basal Ganglia-아래 그림 참조)의 습관적인 운동을 담당하는 회로와 여기에 연결된 소뇌(Cerebellum)부위가 활성화 됩니다, 이들 부위의 뉴런이 음악에 맞춰 동시적으로 발화하기 때문인데요. 노래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발화하는 뉴런들로 인해 뇌파 패턴이 변화하게 되고 뇌파 패턴이 변화하면 의식의 상태 또한 변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조용한 클래식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졸립고, 테크노나 록 음악을 들으면 긴장감이 들면서 활발한 정신 상태가 되며 잠이 깨는 것이죠.

(우주 중력파 예견한 아인슈타인과 바이올리니스트 아인슈타인<6> 참조==> http://plug.hani.co.kr/appsong/1727656)

자료 출처 : http://www.md-health.com/Parts-Of-The-Brain-And-Function.html
자료 출처 : http://www.md-health.com/Parts-Of-The-Brain-And-Function.html

음악은 지금의 인간 정신능력을 가능케 하는, 가장 최근에 진화한 뇌의 부위인 전전두엽에서 예측을 담당하는 부위와 변연계의 정서중추를 자극하고 기저핵과 소뇌의 운동 체계를 활성화함으로써 다양한 신경화학물질의 작용하에 그 리듬과 선율의 미적인 감동을 느끼도록 만듭니다.

음악에 따라 면역글로블린A (IgA) 수치를 높이기도 하고 우울증을 완화 시키는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 시키기도 하며, 각성효과를 일으키고 뇌의 쾌락 보상중추를 활성화 시키는 노르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을 더 많이 나오게 합니다. 좋은 기분을 만드는 프롤락틴 분비를 자극하기도 하구요. 명상음악 같은 경우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는 코르티솔과 노르아드레날린 수치를 떨어뜨리기도 하죠. 듣는 음악의 리듬에 따라 각각 다른 종류의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것입니다.

(우주 중력파 예견한 아인슈타인과 바이올리니스트 아인슈타인<6> 참조==> http://plug.hani.co.kr/appsong/1727656)

그런데 놀랍게도 음악 리듬에 반응하는 것은 인간뿐이 아닙니다. 새들 중에도 기가 막힐 정도로 리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새들이 있습니다. 호주산 앵무새(cockatoo) ‘스노우볼’이 바로 그런 케이스죠.

퀸의 음악 리듬에 따라 춤추는 앵무새 동영상 출처: 스노우볼-퀸 Snowball (TM) - Another One Bites The Dust   https://www.youtube.com/watch?v=cJOZp2ZftCw
퀸의 음악 리듬에 따라 춤추는 앵무새 동영상 출처: 스노우볼-퀸 Snowball (TM) - Another One Bites The Dust https://www.youtube.com/watch?v=cJOZp2ZftCw

위 동영상에서 ‘스노우볼(Snowball )’은 영국의 전설적 록그룹 퀸의 노래 ‘어나더 원 바이츠 투 더 더스트(Another One Bites The Dust )’의 리듬에 맞춰 기가 막히게 몸을 흔들며 반응을 합니다.

샌디에고 신경과학연구소의 애니루드 페이털은 유튜브에서 백스트리트 보이즈의 노래 리듬에 맞춰 춤추는 영상으로 스타가 된 호주산 앵무새 ‘스노우볼’을 연구해 얻은 결과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하기까지 했습니다. 페이털은 ‘스노우볼’이 카메라 밖의 누군가가 리듬에 맞춰 춤추는 것을 그냥 따라서 춤추는 게 아니라 노래의 비트에 정확히 맞춰 춤춘다는 것을 과학적 동기화 측정장치를 사용해 밝혀냈다고 합니다.

또 하버드대 심리학과 대학원생 아데나 섀크너는 수년간 조류의 정신적 능력에 대한 연구대상이었던 다른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알렉스’에게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한 번도 음악에 반응하는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앵무새 ‘알렉스’가 음악 비트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랬다고 합니다.

섀크너 연구진은 유튜브에서 1000여 개의 춤추는 동물 동영상을 살펴봤는데, 그 중에서 33개의 동영상은 동물들이 정확히 음악 비트를 따라 움직인다는 증거를 보여줬다고 하네요. 그 33개 동영상의 주인공들은 14가지 종류의 앵무새와 한 종류의 코끼리였다고 합니다. 섀크너 연구진은 동영상 속의 앵무새들의 주인들과 만났는데 그 주인들은 한결같이 자기 앵무새의 음악에 대한 반응에 상당히 놀랐으며, 앵무새들의 능력이 천부적인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음악 리듬에 정확히 맞춰 춤을 추는 동물 중에서 앵무새들이 그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과 음악 리듬에 맞춰 춤추는 것은 뇌의 같은 회로구조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난번 글에서 다뤘던 ‘거울 뉴런’이 목소리 흉내 내기는 물론 ‘리듬 따라 춤추기’에서도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한번 해보게 되기도 합니다. (지난번 글 ‘거울 뉴런과 노래’ 참조===>http://plug.hani.co.kr/appsong/1774326)

어떤 앵무새는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 리듬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합니다. 위 동영상을 보면 새들도 사람처럼 각각의 개체에 따라 리듬에 맞춰 춤추는 능력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스노우볼이 조류계의 박남정이라면, 같은 호주산 앵무새(cockatoo) 스티비는 음치였던 다윈을 자연스레 연상시킵니다.

김형찬기자 chan@hani.co.kr

▶김형찬의 ‘앱으로 여는 음악세상’ http://plug.hani.co.kr/appsong/1788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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