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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말하기 억양 분석하면 특유의 음계 예측 가능

등록 2014-07-31 17:40수정 2014-07-31 17:40

중국어로 ‘너 밥 먹었니?’하면 ‘궁, 상, 각, 치, 우’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원노트 삼바.( one-note samba; 한 개의 음으로 만든 삼바 노래) 사진 출처 : http://www.youtube.com/watch?v=xmOKCqqTQuU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원노트 삼바.( one-note samba; 한 개의 음으로 만든 삼바 노래) 사진 출처 : http://www.youtube.com/watch?v=xmOKCqqTQuU

브라질 보사노바 음악의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만든 노래 중에는 ’원 노트 삼바
자료 출처 http://www.peiyouqin.com/scales.html
자료 출처 http://www.peiyouqin.com/scales.html
(한 개의 음으로 만든 삼바)‘라는 곡이 있습니다. 내림 나장조에 4/4박자로 진행되는 발랄하고 감미로운 리듬과 선율의 노래이죠. 처음 제목만 보았을 때에는 당연히 “어떻게 음 하나로만 삼바 노래를 만들었지?”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사 출처 https://www.facebook.com/brazilsocialclubkorea
가사 출처 https://www.facebook.com/brazilsocialclubkorea

악보출처 http://www.sheetmusicdirect.us/sheetmusic/song/1000130441/one-note-samba-samba-de-uma-nota-so
악보출처 http://www.sheetmusicdirect.us/sheetmusic/song/1000130441/one-note-samba-samba-de-uma-nota-so

위의 가사와 악보에서 보듯 실제로 이 노래는 음 하나로만 만들어진 노래는 아닙니다. 하지만 노래 앞부분과 뒷부분 등 상당 부분의 베이스 음이 ‘파’ 음으로만 되어 있어서, 작곡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렇게 베이스 음만이라도 한 음만 사용해서 멋진 음악을 만든 것 자체가 놀라워 보였습니다. 음악에서는 그만큼 한 음만으로 선율이 이뤄지기가 힘든 법이니까요.

비단 음악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대화에서도 역시 한 음으로만 말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캐나다 몬트리올 신경과학 연구소의 자토레 박사 등이 2012년 ’플로스바이올로지‘ 저널에 발표한 ’노래 선율과 말하기 억양‘ (Music melody and speech intonation:singing a different tune Zatorre RJ, Baum SR (2012)) 연구에 따르면 말하기의 경우 상황은 좀 더 복잡해진다고 합니다. 말하기를 할 때에는 음 높이의 변화가 ’운율체계‘라고 하는 간단치않은 음성과 리듬의 변화 세트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위의 음파 파형은 같은 문장을 그냥 말하기로 발성했을 때(왼쪽)와 노래로 만들어 발성했을 때(오른쪽) 나타나는 파형들입니다. 아래쪽은 위 파형과 같은 소리들을 주파수로 나타낸 스펙토그램인입니다. 문장을 말하기로 발성했을 때 주파수와 배음(한 음이 가진 주파수의 2배, 3배, 4배...의 주파수를 가진 음)의 강도가 노래로 만들어 발성했을 때보다 훨씬 더 짙은 빨강색으로 뭉쳐져 있는 걸 보면 간단치 않은 음성과 리듬의 조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운율체계란 말하기 매개변수의 세트를 말하는데, 말하기의 매개변수는 음절, 구문, 문장의 양과 같은 개인적인 말소리를 넘어서서 적용되는 것으로서 억양(문장을 가로지르는 음 높이의 변화에 해당되는 근본적인 주파수), 강조, 리듬을 포괄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운율체계는 다양한 언어의 소통 작용에서 특별히 더 유용합니다. 표준 중국어나 타이 언어에서처럼 성조에 따라 단어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경우나, 일반문장에서 질문문장으로 문장구조를 차이나게 하는 경우, 문장에서 특정요소를 강조하거나 부각시키는 경우, 풍자나 역설을 포함한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에 특히 더 유용하다고 합니다.

멜로디를 읊고 말하기를 할 때 음 높이와 억양은 성대의 응축과 이완을 제어하는 능력에 따라 달라지는데, 성문하압(聲門下壓) 과 성문상압(聲門上壓)의 조합을 통해 음성의 근본적인 주파수 변화 세트가 이루어집니다.

최근의 음향학적 연구분석에 따르면 사람의 말하기에서 나타나는 배음의 진폭을 잘 배분하면 모든 문화에서 발견되는 음계의 구조를 예측할수 있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중국어의 성조는 높고 평탄한 1성 ( - )과 급하게 상승하는 2성 ( / ), 낮게 쳐졌다가 다시 상승하는 3성(∨), 급하게 하강하는 4성(\) 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같은 발음이라고 해도 1성이냐 2성이냐 하는 성조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집니다.

’쓰(shi)‘라는 발음을 4가지 성조에 따라 발음하면 1성일 때에는 詩 [shi-] ’시‘를 의미하고 2성일 때는 十 [shi/] ’숫자 십‘을 의미합니다, 또 3성일 때는 使 [shiV] ’…에게 하게 하다‘, 4성일 때는 是 [shi\] ’옳을 시‘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중국어의 4성이 가진 독특한 억양과 강세의 주파수 등을 잘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중국 음계가 추출될 수 있다는 뜻인 거죠

자료 출처 http://www.peiyouqin.com/scales.html
자료 출처 http://www.peiyouqin.com/scales.html

얼핏 들으면 중국어로 “너 밥 먹었니?”(그림 파일로 첨부 nichifanlema 니 츠 판 러 마?)의 발음들이 “궁, 상, 각, 치, 우”하고 소리를 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래 그림은 안드로이드 앱 ’피아노 컴패년(piano compannion)‘에서 우리나라 민요 음계를 찾아 본 것인데요. 지금까지의 연구에 더하여 경상도나 전라도, 함경도나 황해도 등 우리나라 여러 지방의 사투리의 억양 등을 분석해서 그 지역 특유의 음계를 한번 역탐색 해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번 해봅니다.

김형찬기자 chan@hani.co.kr

▶김형찬의 앱으로 여는 음악세상 http://plug.hani.co.kr/appsong/185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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