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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집 떠나는 인터넷전화

등록 2009-05-07 14:38수정 2009-05-08 05:53

스카이프
스카이프
모바일 인터넷전화 스카이프, 이통시장 헤집을까
공짜통화·싼 요금 내세워
사용가능 단말기로 확산
통신업체들 불편한 심기
#1. 한국에서 아이폰 출시를 기다려온 최준석(44)씨는 지난달부터 아이팟터치에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인 스카이프를 깔아서 종종 이동전화로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 기능이 있는 아이팟터치 전용 이어폰을 구입해야 했고, 무선랜(와이파이)이 되는 지역에서만 전화를 쓸 수 있다는 제약이 있지만, 아이팟터치로 전화하는 모습을 보고 주변에선 “한국에도 아이폰이 들어왔나”라며 놀란다.

#2. 애플은 지난달부터 앱스토어에서 스카이프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스카이프는 1주일 만에 200만회의 다운로드가 일어나는 등 단숨에 앱스토어 최고의 인기 어플리케이션이 됐다. 리서치인모션(RIM)은 이달 안으로 블랙베리마켓에 스카이프를 올려놓고 이용자가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아예 올해 3분기부터 출시될 스마트폰에 스카이프를 기본으로 탑재해서 출시한다. 아이리버도 오는 3분기에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는 모바일 기기를 국내에 내놓는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의 불모지였던 국내에도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기존 이동통신회사 중심의 통신시장에 미세한 균열이 생겨나고 있다. ‘손 안의 피시’ 스마트폰은 피시처럼 사용자가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깔아 쓸 수 있다. 이동통신사가 사용자의 서비스와 단말기의 기능을 제한하는 것이 스마트폰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가장 민감한 문제는 스마트폰에서 스카이프와 같은 인터넷전화 사용이다.

모바일 인터넷 전화의 특징
모바일 인터넷 전화의 특징

인터넷망을 이용해 가입자간 무료통화를 제공하고 기존 이동통신 절반 수준의 요금을 내세운 스카이프에 대해 이동통신사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티옴니아, 블랙베리폰, 터치다이아몬드, 엑스페리아 등의 스마트폰을 내놓은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자사의 통신망에서 스카이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에스케이티 관계자는 “네트워크 구축 투자와 주파수 사용대가를 내온 기존 사업자와 달리, 새로운 서비스가 정당한 투자없이 편승하는 것은 공정 경쟁과 투자환경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만 유별난 건 아니다. 미국 에이티엔티(AT&T)와 독일 티(T)모바일도 자사의 망을 이용한 인터넷 전화를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은 특정 사업자의 희망대로 발전하지 않는다. 이동통신사 무선데이터망보다 훨씬 저렴하거나 공짜인 와이브로·와이파이 네크워크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기반한 서비스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스카이프는 이런 환경을 이용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달에 1000만명씩 늘고 있는 스카이프 사용자는 4억여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피시에서 쓰던 스카이프가 아이팟터치와 같은 모바일 기기로 확산되며 그 위력이 더 커졌다. 배동철 옥션스카이프 본부장은 “스카이프는 다양한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전화를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왔다”며 “구글폰·아이폰용에 이어 피에스피(PSP), 모바일인터넷기기(MID) 등 인터넷이 되는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이용자들도 와이파이 방식의 무선인터넷을 통해서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널리 퍼진 단말기는 국내에 50만대 이상이 보급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팟터치다. 아이팟터치에 스카이프를 깔면 전화 기능을 쓸 수 있다. 와이파이 지역에서만 쓸 수 있지만 이달부터 케이티가 내놓는 휴대용 무선인터넷 공유기 ‘에그’를 이용하면, 와이브로가 서비스되는 수도권 지역에서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다. 지금은 아이팟터치뿐이지만, 인터넷 기능이 있는 기기들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 아이리버나 빌립 등 휴대용 디지털 기기를 만들던 회사들은 경쟁적으로 모바일 인터넷에 최적화된 제품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휴대전화를 대체하기엔 갈 길이 멀다. 수시로 끊기고 통화 품질도 떨어지기 때문에, 이통사의 망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휴대전화 대체품이 될 수는 없다. 실제 사용률을 떠나서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 전화는 이용자의 서비스를 좌지우지해왔던 국내 이동통신사의 지배력이 흔들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용자들은 이통사가 꺼리는 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찾아 쓸 수 있는 이용자 중심의 환경을 경험하기 시작한 것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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