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블루골드’ 잡아라…먹는샘물 ‘고급화 물살’

등록 2009-09-28 22:35수정 2009-09-28 22:38

국내 생수시장은 2002년 2330억원 규모에서 2008년엔 갑절인 4400억원으로 급팽창했다. 생수는 두가지 경로로 팔리는데, 페트병 판매가 41%를 차지하고 사무실·업소 등에서 쓰는 대용량 판매가 59%를 차지한다. 사진은 한 생수회사 직원들이 생수통을 트럭에 싣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국내 생수시장은 2002년 2330억원 규모에서 2008년엔 갑절인 4400억원으로 급팽창했다. 생수는 두가지 경로로 팔리는데, 페트병 판매가 41%를 차지하고 사무실·업소 등에서 쓰는 대용량 판매가 59%를 차지한다. 사진은 한 생수회사 직원들이 생수통을 트럭에 싣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물산업 특집]
주5일제 확산으로 야외활동 늘면서 ‘호재’
매년 10% 급성장…대기업 5곳이 50% 점유




우리나라에서 사서 마시는 먹는샘물(생수의 법정 용어)이 처음 등장한 것은 주한미군을 위해서였다. 1976년 미군부대에 납품된 다이아몬드 샘물이 그 시초다.

시중에서 생수를 공식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였다. 외국인들이 국내 수돗물 먹기를 꺼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생수 판매를 허용했고, 올림픽이 끝나자 근거 법률을 바로 폐지해 생수 제조·판매는 불법이 됐다. 하지만 생수업자들은 이에 반발했고 행복추구권을 근거로 헌법재판소까지 가서 다툰 끝에 생수 판매 금지가 위헌이란 판결을 받아냈다. 결국 1995년 먹는물관리법이 제정돼 생수 시판이 다시 허용되게 된다. 이후 농심 삼다수 등이 등장해 국산 생수로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프랑스계 다국적 기업인 에비앙이 최초로 수입돼 비싼 물값을 과시하기도 했다.

사먹는 물 시장이 점점 커지자 생수도 고급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생수를 들고 다니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생수병 디자인이 점점 화려해지고 기능·건강·패션성을 갖춘 수입 생수와 국산 생수가 경쟁을 벌이게 됐다.

국내 먹는샘물 제조업체는 약 70개로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소규모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진로하이트그룹의 석수와 퓨리스, 농심 삼다수, 동원에프앤비의 동원샘물, 풀무원샘물, 롯데칠성 아이시스 등 11개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특히 상위 5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다국적 기업 등 외국 생수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은 꾸준히 진행돼 왔지만 아직 수입 샘물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상황이다. 지난해 생수는 285만8577t이 판매됐으나, 수입된 생수는 1만558t에 그쳤다. 하지만 물맛과 효능이 다양한 수입 생수에 대한 관심은 높아서 수입 대상국은 20개국 가까이 된다. 북한, 중국, 일본 같은 가까운 나라는 물론,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처럼 일찌감치 생수 산업이 발달한 북미와 서유럽에서 생수가 들어온다.

2008년 먹는샘물 업체별 판매량 현황
2008년 먹는샘물 업체별 판매량 현황

또 남태평양의 피지, 동유럽인 세르비아몬테네그로·슬로바키아, 북유럽인 노르웨이·핀란드에서도 물이 수입되고 있다.

생수 시장에서 대기업 위주 구도 재편이 일어난 것은 2000년 7월 납세 병마개 제도가 시행되면서부터다. 이 제도는 먹는샘물의 병뚜껑에 환경부가 공인하는 수질개선부담금 납부증명 표지를 인쇄하는 것인데 무자료 유통과 불량 샘물 유통을 막기 위해 시행됐다. 이때부터 시장 경쟁상황과 제품 유통이 상대적으로 투명해진 셈이다.


생수 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2002년 2330억원 규모였으나 2008년엔 4400억원으로 6년 만에 거의 갑절이 됐다. 연간 10~20%씩 성장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생수는 크게 두가지 경로로 팔리는데, 페트병 판매와 사무실·업소 등에서 이용하는 대용량(말통) 판매가 있다. 현재 국내 시장 판매량은 285만t인데, 페트병이 41%로 118만t을 차지하고 대용량이 59%로 167만t을 점유하고 있다.

먹는샘물 시장 판매액 성장 현황
먹는샘물 시장 판매액 성장 현황
최근 성장 속도가 빠른 것은 페트병 시장이다. 주 5일제 근무 확산으로 레저와 야외활동이 보편화하면서 휴대용 페트병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또 웰빙 바람으로 생수를 가지고 다니며 자주 마시는 문화가 보편화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소득 수준 향상으로 해양심층수, 탄산수, 빙하수 등 프리미엄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것도 생수 시장의 성장 추세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생수 시장의 잠재력이 커지면서, 음료 시장도 생수를 닮아가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법적으로는 혼합음료로 분류되지만 제품명에 ‘워터’를 붙이고 첨가물을 최소화해 생수와 다름없는 음료가 되려 하는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끄는 ‘비타민워터’는 기능성 생수 코너에서 팔리는 대표적 혼합음료다.

실제 지난해 에이시닐슨의 국내 생수·음료 시장 조사자료를 보면, 생수의 판매 신장률은 16.6%에 이르지만, 음료 시장은 커피음료와 과일주스를 뺀 탄산·스포츠·차·쌀음료 시장이 모두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먹는샘물

샘물은 지하수 또는 땅에서 솟는 용천수 등 먹어도 좋은 자연상태의 깨끗한 물을 이른다. 1995년 제정된 먹는물관리법은 먹기에 적합하게 다시 한번 물리적 처리를 거친 샘물을 먹는샘물로 규정하고 있다. 취수능력 300t 이상 되는 샘물을 개발하거나, 먹는샘물 제조업을 하려면 환경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먹는샘물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할 때도 수입판매업의 등록신청을 환경부 장관에게 해야 한다. 먹는샘물 제조업체는 한때 100여개가 난립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70여개로 줄어들고, 대기업 위주의 재편 과정을 겪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