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된 국민은행장 강정원 국민은행장(가운데)이 23일 오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계약 파기 통보에 대한 국민은행 쪽 입장을 밝히려고 서울 여의도 본점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수사 끝난뒤 재검토”
론스타와 국민은행 사이에 진행돼 온 외환은행 매각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펀드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은 23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검찰 수사가 언제 끝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환은행을 국민은행에 매각하는 작업을 더는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계약 파기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이어 “검찰 수사가 최종적으로 끝나게 되면 다시 우리의 전략적 선택에 대해 고려할 것”이라며 “그때까지 우리는 지속적으로 우리 회사와 직원들을 검찰의 근거 없는 주장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론스타로부터 계약 파기 통보를 받은 뒤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계약은 완전히 끝났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또 론스타와의 계약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게 맞다”면서도 “검찰 수사가 끝난 다음 재추진 여부는 론스타에 달려 있다”며, 공을 론스타 쪽에 넘겼다.
2003년 8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올해 5월 국민은행에 지분 64.62%를 넘기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올 6월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본계약 만료일인 9월16일까지 대금 납입 등 매각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자, 론스타 쪽은 여러차례 검찰 수사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계약 파기 가능성을 흘려 왔다.
한편,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론스타의 계약 파기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연장된 것은 없고 일정대로 진행돼 왔으며, 앞으로도 일정대로 한다”고 말했다.
최우성 최익림 고나무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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