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 보고서
미국선 HP·MS 등 180곳 전자주총
미국선 HP·MS 등 180곳 전자주총
내년 1월1일 폐지를 앞두고 있는 ‘섀도보팅’(그림자 투표)의 대안으로 ‘전자주주총회’를 도입하되, 현장 주총을 인터넷 중계하는 ‘하이브리드 주총’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섀도보팅은 주총에 불참한 이들의 찬반 의견을 참석 주주의 투표 비율과 똑같이 반영하는 제도인데, 기업들은 이 제도가 폐지되면 의결 정족수를 맞추기 어렵다며 대안을 요구해왔다.
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윤희연 연구원이 작성한 ‘미국 전자 주주총회 현황’ 보고서를 보면, 올해 연말까지 미국에서 기업 250곳이 전자주총을 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는 180곳이 전자주총을 연 것으로 집계됐다. 휴렛패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 페이팔, 버크셔해서웨이 등이 포함됐다.
전자주총이란, 시간·공간적 제약으로 직접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들이 사이버상으로 참석해 의견을 내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주총 시스템을 가리킨다. 전자주총 유형으로는 현장 주총을 인터넷 중계하는 ‘하이브리드 주총’과 오프라인 공간 없이 인터넷으로만 진행하는 ‘버츄얼 주총’이 있다. 미국에선 전체 주의 절반 가량이 버츄얼 주총을 관련 법에서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6월말 현재 전자주총을 개최한 180곳 가운데 버츄얼 주총을 연 곳이 163곳(90.5%)에 이른다. 윤 연구원은 “오프라인 주총을 개최하지 않아 비용이 감소되고 주총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선 직접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 제도만 도입돼 시행 중이다. 전자주총을 열려면 법적 근거부터 마련해야 한다. 윤 연구원은 “섀도보팅 폐지로 인한 의결 정족수 부족 문제는 전자주총 도입으로도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도적 차원의 정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에선 오프라인 주총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주총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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