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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새 주인 맞는 아시아나항공 앞에 놓인 숙제들

등록 2019-11-12 18:34수정 2019-11-13 02:38

정몽규 에이치디씨(HDC)그룹 회장(왼쪽서 두번째)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우선인수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입장 발표 중 웃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정몽규 에이치디씨(HDC)그룹 회장(왼쪽서 두번째)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우선인수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입장 발표 중 웃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벗어나 새 주인을 맞게 됐다. 금호산업은 12일 이사회를 열어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본격 실사와 매매계약 체결이라는 절차를 앞두고 있지만, 연내 목표로 진행 중인 아시아나 매각 작업은 이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총수인 박삼구 전 회장의 거듭된 경영 실책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올 4월 매각을 결정한 지 7개월 만이다. 국내 2대 항공사가 경영 위기를 불러일으킨 총수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불확실한 상태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아시아나항공 앞에는 숙제가 많다. 최종 매각까지 넘어야 할 고개가 남아 있고, 인수 뒤에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 부채비율이 660%에 이를 정도로 재무 상태가 나쁜데다 대내외 여건 탓에 국내 항공업의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 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진통이 불거질 수 있다. 인수하는 쪽이나 당하는 쪽 모두 미리 염두에 두고 대비를 해야 할 지점이다. 아시아나항공 보유 항공기의 평균 기령이 12.18년에 이르는 데서 볼 수 있듯이 노후 기종이 많아 교체의 필요성이 시급한 사정은 여기에 짐을 더한다. 비용 절감과 안전성 제고라는 상충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다.

인수자인 현대산업개발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푸는 일도 숙제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에 앞서 현대산업개발 주가가 대폭 떨어진 데서 드러난 것처럼 당장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현대산업개발이 호텔·면세점과 항공업의 시너지 효과를 꾀한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인수자 쪽이 머리를 맞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풀어나가야 할 일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그룹은 대기업집단에서 빠지고 하림그룹(자산 5조원대) 수준의 중견 그룹으로 내려앉는다. 한때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그룹의 쓸쓸한 몰락이며, 견제받지 않는 총수의 ‘황제 경영’에서 비롯된 실패의 전형이다.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현대산업개발은 물론 재계 전체가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대목이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선 ‘황제 경영’과 단절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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