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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테러범 제압 ‘영웅’은 네덜란드 영화감독

등록 2009-12-27 10:34수정 2009-12-27 11:17

야스퍼 슈링거 네덜란드 영화감독.
야스퍼 슈링거 네덜란드 영화감독.
미국의 성탄절 연휴를 발칵 뒤집어 놓은 노스웨스트 항공 소속 여객기 폭탄테러 사건의 범인을 최초로 제압한 `영웅'은 네덜란드인 승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포스트는 26일 인터넷판을 통해 사건이 일어난 노스웨스트 항공 253편을 타고 미국에 있는 친구들을 방문하러 오던 야스퍼 슈링거라는 네덜란드 영화감독이 폭탄을 터뜨리려던 범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를 제압했다고 전했다.

슈링거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빵'하는 소리를 들었다. 마치 폭죽이 터지는 소리 같았다"면서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폭탄이) 터졌을 때 모두가 패닉 상태가 됐고, 일부 사람들은 `불이야, 불'이라고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범인의 좌석에서 약간 뒤인 20J 좌석에 앉았던 슈링거는 폭죽 터지는 소리가 난 자신의 좌석 왼쪽을 봤다. 그는 "좌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지체할 수 없었고, 바로 (그쪽으로) 점프를 했다"고 소개했다. 슈링거는 범인의 좌석으로 가기 위해 4명의 승객들 위를 다이빙하듯 넘어갔다.

그러자 범인이 무릎에 담요를 덮고 있는 것이 보였다. 슈링거는 "담요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고, 범인의 다리 아래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범인의 몸을 수색했다. 범인은 바지를 열고 있었고, 다리로 연결되는 끈 같은 것이 있었다"고 전했다.

슈링가는 즉각 불꽃이 일며 녹아있는 물체를 범인의 왼쪽 다리에서 떼어냈고, 급하게 맨손으로 불을 껐다. 그에 따르면 범인의 다리에 붙어 있던 폭발물은 마치 조그맣고 하얀 샴프병 같았다.

그는 곧 "물을 달라"고 외쳤고, 승무원들이 소화기를 갖고 달려와 불을 진압했다. 슈링가는 이어 범인을 좌석에서 끌어냈고, 격리를 위해 목을 조른 채 1등석으로 데리고 갔다.


그때까지도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지?"하는 표정을 보인 일부 승객도 있었다.

오른손에 화상을 입은 슈링거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영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내가 무엇인가를 해야 할 상황이었고, 아니었다면 너무 늦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방송도 아직 확인은 못했지만 슈링거가 범인을 제압하는데 참여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슈링거에 따르면 범인은 폭발이 실패로 돌아가고 승객들에 의해 제압될 당시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다른 승객들도 "뻥하는 소리로 시작해 화염이 솟았고, 그다음에는 한 용감한 승객이 기내 복도를 달려 테러 용의자를 제압했다"고 전했었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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