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중국 몰려가던 외국자본 ‘멈칫’

등록 2006-08-08 14:22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지난해 이어 올 상반기도 전년비 직접투자 0.5% 줄어
과열경기 진정 바라는 중국 “나쁘지 않다” 분석도
진공청소기처럼 세계의 자본과 공장을 빨아들이던 중국의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제조업 부문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소폭 줄어, ‘저가품 생산기지’ 중국에 투자가 몰리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금융업을 제외한 외국인직접투자는 2004년보다 0.5% 준 603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했다. 외국자본 러시가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만하다.

제조업 투자 감소에는 그동안 중국 투자에 열심이던 주변국들 영향이 크다. 일본·한국·대만 자본의 중국 투자는 지난해 6.5%, 올해 상반기 31%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평균 14% 오른 중국의 임금 수준과 부동산값 상승을 요인으로 꼽는다. 중국에서 ‘임금 빼먹기’ 재미가 줄면서 생산원가가 더 싼 곳으로 떠나는 기업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정징핑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일부 외국인투자 기업들의 생산비가 올랐을 수 있다”며 “동시에 여러 나라들이 투자유치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투자유치 경쟁을 벌이는 값싼 생산기지는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다. 인도의 올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액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늘었다. 베트남의 외국인직접투자 약정액은 32%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식재료 회사를 경영하는 대만인 부부 사례를 들었다. 1995년 중국 광둥성에 진출한 이들의 공장은 당시 대만보다 생산비를 50% 줄였다. 그러나 꾸준히 오르는 임금 때문에 베트남에 새 공장을 차렸고, 올해 베트남 공장 생산비는 중국보다 35%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자국 경기가 살아난 일본 기업들의 경우 내수용 고급품을 생산하기 위해 국내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자업종 등은 이미 중국 투자를 할만큼 해, 더는 공장을 지을 여력이 없다는 설명도 붙는다.

국외 자본들은 이제 제조업 대신 금융과 유통 등의 서비스업에 눈독을 들인다. 지난해 중국 금융업에 투자된 외국자본은 12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 부진은 양면적 성격을 띤다. 외국인직접투자는 중국 수출의 60%를 점하는 등, 경제발전과 기술이전 등에서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과열경기를 진정시키려 노력하는 중국 정부한테는 급속한 자본 유출만 아니라면 외국인투자의 정체 또는 소폭 감소가 나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위안화 절상 압력을 무마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낳는다.

외국자본과 싼 노동력의 결합에 기댄 발전에서 한발 도약해 하이테크산업 주도 경제발전을 지향하는 전략 변화도 눈길을 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말 ‘중장기과학기술발전계획’(2006~2020)을 마련했다. 외국자본에 시장을 여는 대신 기술을 얻는다는 ‘기술-시장 교환’ 전략에 대한 반성을 담은 이 계획은 스스로 기술혁신 역량을 키운다는 ‘자주창신’ 전략을 채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분기 중국의 금융부문 제외 국외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0% 증가한 27억달러라고 보도했다. 에너지 확보와 중국 기업의 세계화가 대외투자 목표다. 홍콩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이코노미스트 니콜러스 콴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는) 갈수록 양보다 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