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강진 견디도록 설계
성화봉송 일정 일부 축소
성화봉송 일정 일부 축소
중국 쓰촨성을 강타한 지진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등 31개 경기장은 안전하다고 중국 정부가 밝혔다.
베이징올림픽위원회 쑨웨이더 대변인은 13일 “경기장을 건설할 때 지진을 고려해서 설계해, 올림픽 경기장 등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새둥지 모양으로 유명한 9만1천여석의 올림픽 주경기장은 리히터 규모 8.0의 강진을 견디도록 건설돼, 12일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관련 기술자가 밝혔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중국은 극복할 능력과 용기가 있다”며 “중화민족의 정신과 저력을 발휘해 올림픽을 순조롭고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지진이 8월8일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을 88일 앞두고 일어나,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는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아비규환의 장면들이 전 세계의 신문과 방송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자신들의 성장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던 중국 정부의 원대한 계획은 또다시 얼룩지게 됐다.
당장 성화 봉송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쑨웨이더 대변인은 14일 시작되는 장시성 성화 봉송부터 규모가 일부 축소될 것이라고 13일 발표했다. 성화 봉송 주자들은 출발하기 전 지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올릴 계획이다.
이번 지진은 ‘천재지변’이지만, 지난 4월 70여명이 숨진 산둥성 열차 충돌사고와 맞물려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중국 관광을 고려하던 외국 관광객들이 멈칫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중국 정부로서는 막판 올림픽 준비 마무리에 총력을 쏟아야 할 시기에 예상치 못한 대형 재난에 맞서 복구에 매달리게 됐다. 원자바오 총리가 당장 현장으로 달려가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13일 “중국은 사회기반시설 확충 및 올림픽 경기장 건설 등에 400억달러를 쏟아부으며 2008년 한해 내내 축제가 되기를 바랐다”며, 하지만 이런 중국의 희망은 빗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행운의 날로 여겨진 8월8일을 올림픽 개막일로 선택했지만, 오히려 불운은 겹치고 있다. 국제사회는 아직 올림픽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우려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재난에 대한 위로와 지원만을 밝히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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