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14일 납치한 KBS 용태영 기자의 무사 석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장세력은 이날 예리코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 지도자 아흐메드 사다트의 신병을 확보하려는 이스라엘의 무모한 군사작전에 대한 반발조치로 외국인 납치행각을 벌였다.
무장세력이 외국인 납치에 나선 것은 세계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추정된다.
주 이스라엘 한국대사관과 팔레스타인 대표부는 용 기자의 납치 소식이 알려진 뒤 양측 관계 기관을 통해 용 기자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소식얻지 못하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납치조직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아 용 기자의 행방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무사석방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다른 곳에서 납치된 호주인 2명과 미국인 1명은 피랍 직후 수시간만에 풀려나 용 기자의 무사 석방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과거에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작전을 대외적으로 규탄하는 방법으로 외국인들을 납치한 사례가 많았지만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과의 싸움에서 국제 여론의 지지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인질에 해를 끼칠 경우 역풍을 맞게 된다는 점을 그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무장세력은 하마스 주도의 자치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원조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한국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팔레스타인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무장세력이 용 기자에게 해를 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 기자가 납치된 호텔 주변에서 무장세력과 팔레스타인 보안군 사이에 교전이 벌어져 무장요원 1명이 사망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던 것으로 알려져 용 기자의 신변안전과 관련해 불안한 구석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프랑스 외무부도 이날 사진기자 1명을 포함한 프랑스 기자 2명이 가자지구에서 납치됐다고 확인, 용기자와 함께 이들의 석방여부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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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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