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백악관>(The White House), 2005-6, 디지털 애니메이션, 32분16초
큐레이터 조선령의 상상공장
경제위기는 미국에서 왔다는데 왜 달러화의 가치는 고공행진인지 문외한으로서는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달러를 미술 전시장에서까지 본다면 좀 괴로울까? 그것도 엄청 크게 확대해서라면? 이 작품은 20달러짜리 지폐를 그대로 따라 그린 정교한 애니메이션 작업이다. 얼핏 보면 그냥 돈을 확대해 놓은 것 같지만 잠시 후 갑자기 지폐에 그려진 건물이 사람이 들락거릴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건물 앞에 나타난 한 사람. 조금 더 보고 있으면 이 사람은 페인트공처럼 백악관의 창문과 문을 다 지워버린다. 삼차원과 이차원을 넘나드는 이 통쾌한 상상력 덕분에 백악관과 달러로 상징되는 미국의 패권에 대한 씁쓸한 자각이 잠시라도 지워진다.
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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