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다로(Suzuki Taro), <바람의 형태 Ⅱ>, 혼합매체, 2002~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전, 2009년 9월30일~11월25일, 대전시립미술관)
푸른색의 어두운 방에 희게 빛나는 크고 작은 네모들이 있다. 이 네모들은 희미하게 흔들리고 떨리면서 여러 겹의 얇은 층으로 증폭되었다가 다시 가라앉으면서 움직인다. 이 빛들의 움직임은 일률적이거나 반복적이지 않고, 움직인다기보다는 떨리거나 진동한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음악적인 어우러짐을 보여준다. 스즈키 다로의 이 작품은 매우 서정적이고 섬세한 느낌을 주지만, 컴퓨터로 제어되는 프로그램이 장착되어 있다는 점에서 미디어아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목 ‘바람의 형태’가 의미하듯이, 이 작품에서 기술적인 면은 관객이 느끼는 자연스러운 체험 속에 은근히 녹아 들어가 있으며, 미디어아트가 반드시 ‘하이테크’의 과시일 필요는 없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끝>
조선령 백남준 아트센터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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