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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큐레이터조선령의상상공장] 현실 너머의 현실

등록 2009-04-01 18:21수정 2009-04-03 09:49

더글러스 고든과 필리페 파레노(Douglas Gordon & Philippe Parreno), <지단: 21세기의 초상> (Zidane, un portrait du 21e si&egrave;cle), 다큐멘터리, 96분, 2006, 스틸 저작권: 더글러스 고든과 필리페 파레노
더글러스 고든과 필리페 파레노(Douglas Gordon & Philippe Parreno), <지단: 21세기의 초상> (Zidane, un portrait du 21e siècle), 다큐멘터리, 96분, 2006, 스틸 저작권: 더글러스 고든과 필리페 파레노
큐레이터조선령의상상공장
이 영화는 2005년 4월23일에 열린 레알 마드리드 대 비야 레알의 경기를 거의 실시간으로 촬영한 기록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축구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카메라는 다른 수많은 스타들을 무시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지단 한 사람만을 비추지만 이것은 심지어 지단에 대한 영화도 아니다. 고성능 카메라가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얼굴의 땀방울, 내쉬는 숨소리까지도 잡아내지만, 영상이 지단이라는 존재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현실은 해체되고 시공간의 좌표는 붕괴되고 움직임 그 자체가 불가능해져 간다. 화면이 지단의 모든 것을 보여 주고자 할수록 거꾸로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시각 자체를 마비시키면서 빛나는 존재의 수수께끼, 끝까지 버티고 앉아 있던 관객만이 경험할 수 있다.

조선령 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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