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령, <도시표정>, C프린트, 33×50㎝, 2009. 도시표정-원성연, 한혜령 2인전(2009년 7월1일~7일, 갤러리 룩스)
도시의 풍경에서 우리 눈을 사로잡는 것은 사람이나 건물이 아니라 광고판이다. 명품 가방을 든 광고판 속의 모델은 취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우리의 욕망 그 자체를 조직한다. 과거에는 예술의 몫이었던 것들을 이제 도시 그 자체가 이어받았다. 도시는 아름다움을 창조하며, 아름다움을 요구한다. 광고판은 스테인드글라스의 광휘와 아우라를 지닌 채 도시인들을 굽어보며, 우리의 감각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중세의 교회는 현대의 광고판으로 대체되었다. 한혜령의 사진은 좀처럼 풍경의 전면에 나서본 적이 없었던 이 광고판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이 사진들은 어떤 비판이나 찬미가 아니라, 어떤 것을 보여주려는 시도이다. 도시를 만드는 것은 도시인이 아니라는 것.
조선령 백남준 아트센터 학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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