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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술잔이 잘못? 국회서 박살…

등록 2006-03-03 19:49수정 2006-03-03 23:58

폭탄주 잔 깬다고…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성추행 파문이 ‘폭탄주’ 때문이라며 망치로 폭탄주 잔을 깨뜨리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박진 한나라당 의원, 기자회견서 양주잔 깨뜨려…
3일 오전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한 손에 폭탄주 잔, 다른 한 손에 망치를 들고 국회 기자실을 찾았다. 여야 의원들이 모인 ‘폭소클럽’(폭탄주 소탕 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는 그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은 폭탄주를 끊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며 폭탄주 잔을 망치로 깨뜨렸다. 그는 “한나라당의 왜곡된 폭탄주 문화가 사리지지 않는 한 제2, 제3의 최연희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술이 무슨 죄인가, 마신 사람이 문제지”라고 한마디 했다.

그렇다. 문제는 술이 아니라 왜곡된 성문화다. 사건이 일어난 광화문의 한정식집은 20~30대 여성이 옆에서 반찬도 집어주고 굴비의 가시도 발라준다. 노래를 부를 때 도우미도 돼 준다. 그런 곳에서 밥 먹고 술 마시다 여성들의 ‘가슴을 거칠게 만지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한광원 열린우리당 의원이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노출을 하고 그것을 즐기는 여성에 대해 남성들의 그 어떠한 반응”을 용납하자며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는 최 의원에 대한 짙은 동정심이 배어 있다. 많은 남성 의원들이 집에서 “술 먹고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했다가 배우자들한테 심한 면박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남성 의원들이 그런 술문화에 익숙해진 탓이리라.

그렇다면 박진 의원이 깼어야 할 것은 폭탄주 잔이 아니라, ‘요정’ 같은 한정식집이나 룸살롱의 간판이 아니었을까 싶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문화를 깨자고 했어야 하지 않을까?

(추신: 참! 박진 의원님, 기자회견장에서 폭탄주 잔 깨시고 왜 그냥 가십니까. 깨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더군요.)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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