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윤리위원장에 내정된 인명진 목사.
6월항쟁때 국민운동본부 대변인 맡아
도덕성 쇄신·대선 겨냥 외연확대 의지 실려
인 목사 “교인들 뜻 물어보고 결정 내릴 것”
도덕성 쇄신·대선 겨냥 외연확대 의지 실려
인 목사 “교인들 뜻 물어보고 결정 내릴 것”
한나라당이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당시 국민운동본부 대변인을 맡았던 인명진(61·사진) 구로 갈릴리교회 담임목사를 당 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인 목사의 영입을 통해 당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내년 대선을 겨냥한 외연 확대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핵심당직자는 “인 목사를 현재 공석 중인 당 윤리위원장 자리에 사실상 확정했다”며 “인 목사가 최종 확답을 하지 않아 당 지도부가 막바지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최근 강재섭 대표와 황우여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여러 차례 인 목사를 찾아가 위원장직 수락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인 목사는 “처음엔 단호하게 제의를 거절했으나, 밖에서 비판하기 보다는 안에서 소금 구실을 하라는 설득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며 “주위의 만류도 많았지만 교인들의 뜻을 들어보고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뉴라이트 운동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었는데, 한나라당에서 자꾸 찾아와 얘기하는 게 나름의 진정성이 있는 것 같았다”며, 만약 윤리위원장을 맡게 되면 원칙대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 목사는 1972년부터 1984년까지 13년 동안 영등포 도시산업선교회 총무로 일하며 노동운동을 하다 4차례 옥고를 치렀다.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 출범 때는 고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됐고, 1987년 6월 민주화항쟁 때는 국민운동본부에 참여해 대변인을 맡았다.
김영삼 대통령 정부에선 대통령 직속기구인 ‘행정쇄신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고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대표로 새만금 살리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햇볕정책 폐기 특별선언에 동참했다.
인 목사의 한나라당 참여는 당 이미지 쇄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한편, 당내에서도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최근 외연 확대를 내걸고 참정치운동본부의 공동위원장에 유석춘 연세대 교수를 임명하는 등 외부인사 영입에 힘을 기울였지만, 대부분 기존 보수층과 큰 차이가 없는 뉴라이트 쪽 인사들에 집중돼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또 참정치를 주창하고 있는 와중에도 경기도당 간부들의 수해 골프, 국방위원들의 피감기관 골프사건 등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 당직자는 “인 목사의 영입은 도덕성 재무장 운동과 당 기강 쇄신, 외연확대 등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인 목사가 실질적인 권한을 달라고 하고 있는데, 당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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